파이어족, 조기은퇴와 빠른 조기은퇴

일하지 않는 인간들의 아주 사적인 생존기

by 배당받는 고슴도치

1. 빠른 조기은퇴

시간이란 토끼를 잡으면

돈이란 토끼는 저절로 쫓아오더라.


파이어족(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은
경제적 자유와 조기은퇴를 뜻하는 말이다.

즉 돈과 시간을 가진 사람이다.

대부분은 돈에 대해 말하지만,

난 시간이 훨씬 중요하다 생각했다.


조기 은퇴라는 단어를 자세히 살펴보면

은퇴는 일반적으로 정년(평균 60세)에 일을 그만두는 걸 말한다.

조기 은퇴는 그보다 빨리 일을 그만두는 것을 뜻한다.

5년을 빨리 해도, 10년을 빨리해도 같은 조기은퇴가 된다.

그래서 얼마나 빨리 은퇴를 했냐에 따라 구분을 하더라.


만 29~35세: 빠른 파이어

만 36~42세: 일반 파이어

만 43~50세: 느린 파이어


난 돈이 부족해도 빠른 파이어가 정답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은퇴를 미룬다.

파이어는 단순한 퇴사가 아닌 인생의 리셋이다.

새로운 인생을 조금이라도 빨리 사는 것이

오히려 더 큰돈을 버는 일이다.


2. 안전지대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다.

사람은 어떤 환경에도 금세 적응한다

열악한 환경이든 호화로운 환경이든 안정된 직장이든.
익숙해지면 그게 곧 안전지대(Comfort Zone)가 된다.

그리고 안전지대를 벗어나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느낀다.

안전지대에 오래 머무를수록 벗어나는 것은 더 힘들어진다.

얻을 것보다 잃을 것이 많아지고 망설이게 된다.


"Life begins at the end of your comfort zone."
인생은 안전지대 밖에서 시작된다.


파이어족이란 인간의 본능을 거스르는 행위다.

인간은 안정에 적응하는 동물이다.

불안정함, 리스크를 회피하려고 하고,

안정된 수입, 익숙한 생활패턴, 정해진 출퇴근에 안심한다.

인간은 사회적 인정과 소속을 원한다.

내 직장, 내 명함, 내 직급이 곧 나 자신이 된다.

안전지대 속 나는 사회가 보장하는 소속과 직급이 있는 존재다.

그 안전지대를 때려치우고 나와서

스트레스로 가득한 불안정한 미래로 가는 것이 파이어족이다.


3. 컴포트존 이론

컴포트존 이론이라는 모델이 있다.

Comfort –Stretch–Panic Zone Model

이 모델은 컴포트존을 벗어나 스트레치존에 가야

진짜 변화와 성장이 일어난다고 말한다.


컴포트존은 안전하고 안정적이고 익숙한 곳이다.

스트레스도 리스크도 없지만, 학습도 성장도 없다.

오래 머물면 권태, 무기력이 찾아오는, 현실에 안주하는 구간이다.


스트레치존은 불안하지만 성장과 도전이 있는 곳이다.

약간의 불안과 도전과제는 우리를 몰입하고, 집중하게 한다.

뇌가 가장 활발하게 학습하고, 변화와 성장이 일어나는 곳이다.


패닉존은 압도적인 불안과 스트레스가 있는 곳이다.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무너지는 구간이다.

ChatGPT Image 2025년 7월 25일 오후 01_09_21.png


4. 성장지대

우리의 본능은 컴포트존에 머물려고 한다.

안정적이고 안전하고 익숙하지만 지루한 곳이다.

이곳에서 성장은 없고 변화도 없다.

고정된 루틴이 존재하는 곳이다.

심리적, 육체적으로 익숙한 환경이다.

자주가는 카페, 오랫동안 다닌 직장이 컴폴트존이다.


스트레치존은 성장지대다.

적당한 불편과 불안과 도전이 있는 곳이다.

때론 짜증나고 열받고 깨지고 혼나고 울기도 하지만,

흥미를 느끼고 도전적이고 살아있는 기분을 느끼고 성장한다.

몰입하고 집중하고 설레고 성취감이 자존감을 높인다.

감당가능한 리스크를 지며 더 큰 성취와 성과를 만들어낸다.

이직을 하거나, 새로운 일을 하거나,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거나, 새로운 나라에 여행을 가는 것.

낯설고 불안하고 모르지만 하나씩 알아가고 성장하는 것이다.


파이어족이 된다는 건,
직장이라는 안전망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매달 정해진 월급, 회사가 책임져주는 구조

내 사회적 지위와 직급을 모두 벗어나는 것.

실수해도 누가 책임져주지 않는다.
불안하고, 때때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지만 나는 내 삶의 주인이 된다.

그건 완전히 새로운 영역이다.

두렵지만, 도전적이고, 새롭고, 설레는 일이다.


Magic happens outside of your comfort zone.

마법은 컴포트존 바깥에서 일어난다.



5. 조건

안전지대를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을 생각해본다.


첫 번째는 젊음이다.

20대는 모든 것이 새롭다.

가족과 친구들 외에는 전부 새로 배워야 한다.

대학생활을 배우고 선후배와 관계를 만들고,

새로 일을 시작하고 배우고 혼나고 깨지며 성장한다.

스트레스받지만 하는 만큼 새로운 기술이 늘어난다.

다양한 경험, 이직, 전직을 통해 자기 적성을 찾는다.

빨리 성장하고 싶어 하고 크게 스트레스받지 않는다.


30대부터는 안정기에 들어간다.

나는 이미 일에 익숙해져 있다.

이직이나 전직을 하기에는 쌓아온 것들이 많다.

이걸 다 버리고 옮기자니 리스크가 너무 커 보인다.

마음에 안 드는 직장이라도 자리 잡고 꾸준히 다닌다.

마음에 들건 안 들건 적응해서 익숙해진 환경과 사람들,

새로 옮겨서 얻을 것도 있지만 잃을 것도 많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필드에서 신입으로 혼나면서 배우기엔 스트레스가 크다.


40대는 컴포트존을 벗어나기가 더 힘들어진다.

가정이 있다면 그 부담감은 더욱 클 것이다.

젊다는 것은 스트레치존을 더욱 쉽게 들어가는 무기다.


두 번째는 컴포트존을 벗어나 본 경험이다.

난 다수가 걷는 길과 소수가 걷는 길 있다면

항상 소수가 걷는 길만 택하려 했다.

내가 조금이라도 편하다고 느끼면 나 자신을

스트레치존에 던져넣었다.

익숙해지고 편해지는 걸 경계했다.

그러다 보니 남들보다 특이한 경험이 많이 쌓였다.

그래서 파이어라는 특이한 행동도 쉽게 결단했었다.


"네 나이에 지금?" 정말 많이 들은 말이다.

30살에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갈 때도,

33살에 세계여행을 갈 때도

남들은 집사고 차사고 결혼하는 나이라며,

정신 차리고 일이나 해라는 말을 들었다.

호주에서도 한 도시, 한 직장에서 3개월을 채우면

다른 도시로 가서, 새로 집을 구하고, 새로 일을 구했다.

일부러 나를 스트레스 가득한 환경에 넣어야

내가 배우는 것이 많고 성장한다고 느꼈다.


돌아보면 낯설고 불안했던 워홀과 여행이란 경험이

내 파이어 인생의 가장 큰 자산이 되었다.


세 번째는 돈이다.

모순되는 말이지만 최소한의 보험이 필요하다.

내가 새로운 도전에 실패했을 때,

예상대로 성과나 결과가 없을 때

내가 적어도 길에서 자지 않을 정도의 보험금.

다시 컴포트존으로 돌아가서 내 안정을

찾을 때까지의 여유자금이 필요하다.


돈이 없으면 불안하다.

조급해진다.

그러면 패닉존으로 갈 수 있다.

스트레치존에 우리를 잡아주는 밧줄.

구조소득은 우리가 패닉존에 빠지지 않게 해준다.



6. 빠른 파이어

결과적으로 빠른 파이어는

우리를 더 성장시키고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온다.


아무리 놀고 쉬어도 시간이 남을 것이다.

그리고 뭔가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싶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시간을 쏟으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여행을 다녀도 남들보다 10배는 더 많이 다닐 것이고,

여행 사진을 찍건, 글을 쓰건, 영상을 찍건 남들보다 유리할 것이다.

창작물은 수익이 되는 시대에 창작할 시간이 많다는 것은

아주 유리한 자산이다.


내가 돈을 벌기 위해 억지로 일을 하는 것과

내가 좋아하는 활동을 하는데
돈이 저절로 벌리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그때 우리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 돈이 저절로 따라오네

라는 느낌을 받는다.


7. 즐기면 돈은 좇아온다

부족한 돈도 도전적인 재밌는 과제로 생각한다.

월에 200의 캐시플로를 만들기로 계획했는데

월에 150의 캐시플로만 만들었다고 생각해 보자.

오히려 재미있다.

어디서 어떻게 지출을 줄여보지?

내게는 하나의 재미로 다가왔다.


그래서 나는 해외로 나갔다.

세계여행의 경험으로 쉽게 선택할 수 있었다.

물가가 싼 나라에 가서,

하루에 만 원만 쓰는 것도 재미있는 도전과제였다.

내가 비싼 숙소에서 비싼 음식을 못 먹는다고 슬펐던 적은 없었다.

2년간 지출을 최소화하는 게임이라고 느꼈다.


눈에 보이는 과제와 보상은 마치 게임과 같고 중독적이었다.

내가 지출을 줄인 만큼 돌아오는 다음 배당금이 커졌다.

시간과 복리의 힘으로 시간이 갈수록 자산은 커져간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시간이 빨리 간다.

그러면 이런 느낌을 받는다.

내가 좋아하는 거 하면서 놀기만 하는데 돈이 계속 늘어나네?

돈이 저절로 나를 쫓아오네?


8. 돈이란 토끼

이 느낌을 느끼기까지 퇴사하고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스트레치존에서 머물게 되면 우리는 성장한다.

집중하고 몰입하고 성취하고 성장하고 자존감이 높아진다.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일을 해도

쫓기면서 하는 것과 즐기면서 하는 것은 결과도 다르다.

즉 시간을 먼저 잡으면 돈이 저절로 쫓아온다.


새로운 목표가 생기고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을 즐기는 단계,

근데도 돈이 벌리는 단계.

이것이 진정한 파이어족이다.

부족하더라도 조금이라도 일찍 파이어를 하는 게 나은 이유다.


어쩌면 과감한 전직에 가깝다고 볼 수도 있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단계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즐기면서 하는 단계로.

파이어는 단순한 퇴사가 아닌 인생의 리셋이다.


Everything you want is on the other side of your comfort zone.

네가 원하는 모든 것은 컴포트존 너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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