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기쁨인가 불안인가

일하지 않는 인간들의 아주 사적인 생존기


1. 자유


꿈에 그리던 자유를 얻었다.

퇴사를 하고 다시는 내 시간을 파는 노동자가 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나는 자유를 얻었다.

나는 행복해졌나?


실상은 달랐다.

아침에 눈을 떴는데 갈 곳도, 할 일도 없는 그 느낌.

허무함. 공허함. 아직도 생생하다.

자유는 내게 기쁨인가? 불안인가?


매일 아침이면 억지로 눈을 뜨고

만원 지하철에 몸을 싣고 출근을 했었다.

당연하단듯이.

다행히 나만 그런 건 아니었다.

모두가 같이 출근을 하고 같이 퇴근을 했다.

각자 다른 생명체들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처럼 움직였다.


하루 24시간.
일하는 시간과 잠자는 시간을 빼고 나면

내 인생이지만, 단 3분의 1만이 진짜 내 것 같았다.

그 안에서 출퇴근도 하고, 밥도 먹고, 샤워도 하고,
가족과 시간도 보내고, 친구와 만나고, 연애하고,
취미생활도 하고, 운동도 하고, 공부도 하고…

다들 그렇게 살았고, 그게 ‘정상’이라고들 했다.
그렇게 사는 게, 어른이 된다는 것이고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근데, 이게 맞아????


2. 의문


여기서 이게 맞아? 라는 의문을 느낀 사람들만이

‘지구를 여행하는 파이어족’의 자질이 있는 것 아닐까.

모두가 따르는 이 진실이 불편한 사람들은 자유를 꿈꾼다.

퇴사를 꿈꾸고 내 인생을 내 시간을 온전히 내가 소유하는 것.

나는 대단한 것을 원했던 게 아니다.

내것을 내가 100% 컨트롤 하고싶다는 것이다.

그저, 내 시간을 돌려받고 싶었다.


그래서 퇴사를 한다.

아침에 눈을 떠도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된다.

아니 앞으로 내 인생에 출근은 없다.

그때 당신이 느낄 감정은 자유로움인가 불안함인가.

창밖을 열면 다들 바쁘게 출근하는 모습이 보인다.

모두가 맞다며 걷는 아주 넓고 단단한 길이 있다.

그 길은 잘 다듬어져 있고, 방향도 정해져 있고, 익숙하다.

나도 그 길 위에 있었던 사람이다.
그 길을 걸을 땐,
비틀거리면서도 방향을 고민하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지금 나는 그 다수에 속하지 않고 나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때, 나는 자유로울까? 불안할까?


3. 불안


처음엔 불안했다. 많이.

나는 사회 속에 분명히 포함되어 있지만,
사회에 내 자리는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일을 하던 시기의 나와 지금의 나는 완전히 똑같은데,
사회는 나를 고립시킨다.

사회는 계속해서 돌아가는데,
나만 멈춰 있다.


그래서 다들 일 없이 2, 3개월은 괜찮지만,
결국 일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적어도 ‘할 일’, 혹은 ‘직업’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이
사회에선 필요한가 보다.

청개구리 같은 나는 사회적 시선과 동떨어진 삶을 살아왔다.

그런 나조차도 불안했다.
이 길을 걷는 모든 사람은 분명히 불안을 느낄 것이다.


4. 항해


도로에서 움직이는 자동차는 정해진 규칙과 체계 속에서 움직인다.

모두가 같은 훈련을 받고, 같은 신호에 반응하며 나아간다.

빨간불이 켜지면 멈추고, 초록불이 켜지면 움직인다.
그 규칙속에서 우린 어떤 곳이든 갈 수 있다.

모두가 똑같이 움직이는 도로에는 안정감이 있다.

그 도로를 벗어나면, 세상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돌아간다.

도로를 떠난 우리는 망망대해 위에 떠 있는 한 척의 배와 같다.

우릴 통제하는 그 어떤 룰과 규칙도 없다.

이 바다는 신호등도, 이정표도, 차선도 없다.
방향도 없고, 속도도 정해진 게 없다.

지금부터 100% 내가 내 길을 개척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너무 과한 자유로움에 우리는 가이드를 찾게 된다.


5. 해외


나는 해외로 나갔다.
그곳에서의 나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일을 멈추고 쉬러 오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살아도 괜찮다고 말해 주는 곳들이 있다.
휴양지에서 나에게 생산성을 논하는 사람은 없다.

내가 불안을 낮출 수 있었던 방법 중 하나였다.


그래서 나는 파이어 가이드로서

지구를 여행하는 파이어족에게 미리 생각할 것을 권한다.

아침에 눈을 떴다. 자유롭다.

당신은 당신의 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
어떻게 보내면 만족할 것인지,
불안을 느낀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해보자.

갑자기 주어진 자유는 우리를 혼란스럽게 한다.


6. 첫 자유


고등학교 3학년 졸업을 앞뒀을 때,
많은 이들이 느꼈던 감정이 있을 것이다.

모든 것에 제약받던 학생에서,
모든 것이 자유로운 어른이 되는 그 순간.

술과 담배는 쳐다도 봐선 안 되는 존재였다.
그런데 20살이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어른에게 당당히 돈을 내고 구매를 한다고?


심지어 학교에 가고 싶으면 학교를 가고,
일을 하고 싶으면 일을 하고,
여행을 가고 싶으면 여행을 가고,
모든 것이 내 마음대로였다.


평생을 정해진 틀 안에서 살아왔는데,
그 틀이 희미해지자 길을 헤맨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이 자유로운 시간을
누군가는 잘 활용해 성공적인 인생을 살고,
누군가는 시간을 낭비만 하며 후회만 남기곤 한다.


자유는 마치 칼과 같은 도구였다.
잘 쓰면 나를 살리지만, 못 쓰면 나를 해할 수도 있다.

헤맬 수 는 있지만, 결국 자유는 옳다.


7. 부화


시간이 지나면 쉽게 깨닫는다.
이렇게 해도 괜찮구나.
이렇게 살아도 되는구나.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구나.
존재 그 자체만으로 괜찮구나.


누구나 방황할 수 있다.
이 길이 맞나 불안할 수 있다.
돌아가고 싶을 수 있다.

“복직을 하려면 빨리 돌아가야 하는데...”
“같은 업종에선 아직 나를 찾던데...”

그런 걱정은 하지 말자.
지금의 불안함을 이기면,
훨씬 더 큰 자유와 행복이 우릴 기다릴 것이다.


당신이 파이어족을 꿈꿨다면,
무언가에 결핍이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직장이 당신과 안 맞았거나,
당신이 꿈꿔온 기회를 놓치게 되었거나,
당신의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안 좋은 기억이 있거나.


지금 하는 일이 너무나 만족스럽고,
하루하루가 행복하다면 당신은 파이어를 꿈꾸진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미 안 좋은 과거의 기억 때문에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를 포기하진 말자.

과거는 확실히 나빴다면,
미래는 불확실하지만 좋을 수 있다면,

미래로 가자.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우물 안 개구리는 우물이 넓은 줄 안다.
하지만 우물 밖에 나오면,
자신이 얼마나 좁은 곳에 갇혀 있었는지를 깨닫게 된다.


힘들겠지만 일단 알을 깨고 나오면,

당신은 100% 완전한 자유를 경험한다.

그 가치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하고 위대하다.


당신은 당신이라는 존재 그 자체로 이미 완벽하다.

불안과 초조를 떨쳐버리면,

자유를 컨트롤 할 수 있게 된다면,
당신은 그 누구보다 빛나고 아름다울 것이다.
그 긍정과 자존감은 더 밝고 더 좋은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다.

먼저 이 길을 걸은 가이드로서 나는 책임지고 약속할 수 있다.


하나 확실한 것은,

나는 일할때도 불안했다.

출퇴근길 만원 지하철에서 불안하는 것 보다는,

해변에서 코코넛 스무디를 마시며 불안한 게 낫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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