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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J CllWOO Dec 29. 2016

어린 나와 함께..

내 삶의 문제들을 나로부터 찾는 이야기

그 조그마한 애가

아직도 그 자리에 있었다.


혼자서.


그리고 얘기했다.


'이 아픔에 대해서 나보다 아픈 사람은 없다.'

'이 아픔에 대해선 내가 누구 보다도 더 잘 알고'

'이 아픔은 내 것이다.'

'내 아픔에 대해서 네까짓 게 뭘 안다고 아는 척이냐.'


그 조그만 아이는

내가 생각지도 못한 깊숙한 곳에서

자신을 숨긴 체


누구라도 자신을 드러내려 했을 때는

언제든지 공격할 태세로

홀로 외로이

감정을 차단하고 있었다.


단지 느끼지 못했을 뿐

여전히 그 아이가 존재하고 있었다.


다 커버렸다 생각했던 나는

사실 그 어린아이를

잊어버렸다고 생각했다.


다 나은 것 마냥

과거에 미련도 없는 듯이.

과거와 상관도 없는 듯이.


그러나,

내가 느끼는 모든 것에 대한

결핍과 부족함을 느끼는 그 패턴이

어린 시절의 그 아이를

마주하며 보듬어 주지 못한 곳에서부터

시작되었고,

서른이 넘어서

그 아이를 처음으로 마주하게 되었다.


그 아이가 아직 움츠리고 있고, 깊은 곳에서

두 손을 불끈 쥐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오지 않을 적을 경계하며

있는 모습을 느껴버리고 나니

태어나서 처음으로 나 스스로에게

이타적인 연민을 느끼게 되었다.


무슨 TV 속 심리치료의 한 장면처럼

내가 어린 시절의 나를

제삼자를 보는 듯한 시선으로 관념이 바뀌었을 때

너무나 생경한 느낌이 들었다.


생각과 행동에 있어 유지하고 있던 각도가

단 5도 정도 바뀐 것 같은데,

이 5도가 가지고 오는 나의 변화가

너무나 다른 종류로 흘러가는 것을 느끼고 있다.


좋은 것인지 임시방편인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더 나아진 내가 되고 싶어 하는

바람에서 시작된 일이라는 점이다.


이런 글을 쓰는 것은 다른 이유라기보다는

생각나는 몇몇 사람이 있어서이다.


친하다 생각하지만, 조심스럽다.

누군가 함부로 얘기할 수 있는 이야기도 아니다.


그냥 이런 생각의 전개가 있었고,

이런 생각이 들 때

그 친구들이 머릿속에서 불현듯 생각이 났었다.


그런 고민의 무개를 혼자 들고 가기란

여간 무겁지 않을 수가 없다.

나는 이런 방법을 써보니 그 무개가 좀

덜어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얘기를 해주고 싶었다.


오지랖인데...

알아도 쓰게 되는 건 뭔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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