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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늘 Oct 29. 2020

윗니의 여왕

마늘 단편 - 걸어야 보이는 더 많은 것들 






 내가 윗니의 여왕을 처음 본 것은 포르투갈의 리스본에서였다. 정확하게 그곳은 벨칸토라는 레스토랑이었다. 그 레스토랑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굳이 그녀가 반짝이는 윗니를 드러내지 않아도 그녀가 윗니의 여왕인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나는 윗니의 챔피언, 윗니의 코 평수, 윗니의 물개 박수, 윗니로 눈 파기 등 여러 윗니맨들을 만나왔지만 윗니의 여왕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벨칸토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물론 나를 포함) 그녀가 윗니의 여왕이라는 것을 짐작만 할 수 있는 것뿐이지 그녀의 윗니를 실제로 보기 전에 그녀가 정말 윗니의 여왕인 것에 대해 확신할 수는 없었다. 식전주와 애피타이저, 그리고 내가 무척 좋아하는 살이 통통하게 오른 대구 구이가 나왔는데도 나는 그것들에 조금도 집중할 수 없었다. 나는 식사를 먹는 둥 마는 둥 하며 힐끔힐끔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고 그러고 있는 것은 비단 나뿐이 아니었다. 식당에 있는 우리들은 (심지어 웨이터 조차 그녀의 입을 보며 서빙하다가 와인 잔을 손님에게 쏟았지만 오히려 그 손님에게 죄송하다는 사과를 받아냈다. 그 손님은 그 웨이터가 그녀의 입에 집중하는 시간을 방해한 것에 대해 사과한 것이다.) 모두 그녀가 환하게 입을 열어 윗니를 보여주어 그녀가 윗니의 여왕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주기를 바라고 있었던 것이었다. 어느새 두 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이 지났다. 포트와인과 라즈베리가 얹어진 티라미수 케이크 디저트와 함께 나의 식사는 끝났다. 나 외에도 식사가 끝난 사람들은 많았지만 모두 그녀의 윗니를 보기 위해서인지 숨을 죽이고 그녀를 훔쳐봤다. 이윽고 그녀 역시 마지막 디저트가 담긴 접시를 비웠다. 그녀는 여전히 입을 그대로 다문채 손을 들어 웨이터를 불렀다. 윗니의 여왕은 길고 가는 손가락을 우아하게 모아 네모 모양을 만든 뒤 계산서를 달라는 재스쳐를 한 뒤, 계산서가 나오자 웨이터에게 현금으로 팁까지 두둑하게 챙겨준 뒤 자리에서 일어나 조용히 문밖으로 나갔다. 그녀가 나가자 식당 안은 일제히 수군대는 소리로 벅적대기 시작했고, 나는 그 안에서 윗니의 여왕이라는 말을 열 번도 넘게 들은 것 같다. 그녀는 정말 윗. 니. 의. 여. 왕.이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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