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책이 더 좋은 이유는 나무 냄새 때문인 것 같다. 이상하게 가을에 풍기는 나뭇잎 냄새는 포근한 느낌이 든다. 찹찹한 공기에 바스락 거리는 소리, 은은하게 스치는 나무 냄새는 여름의 녹음과는 확연히 다르다.
울긋불긋한 단풍도 장관이지만, 햇살에 그윽하게 마른 나뭇잎의 아름다움은 가을에만 볼 수 있는 풍경 아닌가. 색감이 편안해서인가 냄새 또한 아늑하고, 따뜻하다는 생각이 드는 게.
며칠전, 문경새재의 산책로에서 만난 나무 냄새가 너무 편안해서 집에 와서 그런 생각을 했다.
'사람은 냄새에 대한 기억이 강하니, 어쩌면 잊고 있는 가을 나무에 대한 좋은 추억이 자리하고 있을 지더 모르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