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당신, 요즘 학교는 잘 다니고 있어?
아침부터 저녁까지 같은 공간에서 규칙을 따르고, 엉덩이를 붙이고 있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지?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꽤 된 나도 그런 생활이 얼마나 고단한지 기억하고 있어.
특히 고3이라면 더 힘들겠지.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잖아.
혹시 너는 '꿈'이 있니?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어도 ‘난 이게 되고 싶어!’라고 생각해본 적 있어?
나는 고3때 작가가 되고 싶었어. 그런데 간호사의 길을 걷고 있지. 작가와 간호사, 조금 이질적이지?
고3때의 나는 막연히 글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 같아. 지금 생각해보면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어. 국어교육과에 진학해서 국어 선생님이 되거나 문헌정보학과에 가서 사서가 되고 싶기도 했어.
'드라마 작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스스로 판단했고, 그래서 그 꿈을 명확하게 좇지도 못했어.
결국 유일하게 합격한 간호학과에 진학했고,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어.
우리 집 형편이 좋지 않았거든.
당시 나는 '취업이 잘 되는 과로 가라.'라는 집안 어른들의 무언의 압박을 받았어.
간호사가 된 후에는 후회했지.
'그때 공부를 더 열심히 했다면 더 많은 선택지가 있었을 텐데...' 하고.
명절에 친척들이 모인 자리에서 "넌 뭐가 되고 싶니?"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작가라는 말을 입 밖에 꺼낼 수 없었어. 당연히 비웃거나 걱정을 살 거라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지금 너에게 말해주고 싶어.
만약 네 성적이 상위권이라면 집안 사정에 휘둘리지 말고 너 자신만을 위해 열심히 공부했으면 좋겠어.
그게 너의 선택지를 넓혀 줄 거야.
만약 공부보다는 기술을 익혀서 빨리 사회에 나가고 싶다면, 하나의 길을 정해서 집중적으로
준비하는 것도 훌륭한 선택이야.
대학이 전부는 아니고, 학벌보다 실력과 태도를 중요하게 여기는 곳도 많아.
무엇보다 네가 눈치 보지 않고 너의 미래를 위한 선택을 했으면 좋겠어.
공부든 기술이든 '한 곳'에 집중할 수 있는 멘탈을 먼저 챙기는 것도 중요해.
나는 그걸 몰라서 자주 무너졌거든.
혹시 등록금이 걱정되니?
기준 성적만 넘으면 국가에서 주는 장학금을 받을 수 있고, 학자금 대출 제도도 있어.
정말 원하는 대학과 학과가 있다면 돈은 어떻게든 해결될 수 있어.
그러니 제발, 너 자신의 가능성을 과소평가하지 마.
모든 걸 미리 포기하지도 말고.
가정은 가정이고, 너는 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