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만난 길, 첫 번째 이야기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할 때
웅크리고 앉아서 우리의 그때를 생각해
헐떡이며 다가오던 따스한 손들
온기가 죽어버린 차가운 발들
냉기를 서로 어루만진다
뭉치듯 걸어가는 우리의 뜀박질
넘어져도 조금 더 잡아보겠다며
놓치지 않는 영혼들
아이들을 만났을 때 내 눈이 가장 먼저 갔던 곳은 차갑고 거친 발이었다. ‘어리고 작은 발들은 왜 이렇게 고통받아야만 할까.’라고 중얼거렸다. 매일 신을 신지 않은 채 돌아다니는 아이들의 발은 어느 곳 하나 성한 곳이 없었다.
그리고 발은 제2의 심장이라고 들었는데 문득 아이들의 심장이 궁금해졌다. '무슨 사연을 가졌을까. 어디를 걸어봤을까. 무엇을 느꼈을까.'
실은 내 눈이 가는 건 발뿐만이 아니었다. 나를 꼭 잡던 까슬까슬한 손. 아이들의 거친 고사리 같은 두 손을 바라보면 가슴이 '덜컹' 하고 무너지곤 한다. 사나운 무언가에 찔린듯한 기분은 도저히 나를 통제하지 못했고, 매번 마지막 날마다 메마른 아이들의 손을 부여잡고 울었다.
그래도 적어도 함께 있을 때만큼은 작은 우물가에서 손과 발을 함께 씻었다. 아주 작은 두 손은 뽀득뽀득 소리를 내며 보기만 해도 울컥울컥 한 상처들을 시원하게 씻어내고 있었다.
모두가 떠나면 따사로운 햇빛을 받으며 가만히 우물가에서 우두커니 멍을 때리곤 했다.
왜 이렇게 이해할 수 없는 순간들이 많을까?
왜 원하는 대로 세상은 흘러가지 않을까?
왜 마음은 칼에 찔리듯이 괴로운 거지?
물기를 닦아내지 못한 수건처럼 건조하고 바싹 말라가는 질문들을 뱉었다.
그렇게 있다 보면 내 눈치를 보며 아이들이 슬금슬금 내 다리를 찌르며 웃어준다. 나의 손 그리고 몸 어디든 붙잡고 어디든 걷자고 신호를 보낸다. 고개를 끄덕이며 부서질듯한 미소를 짓는 모습. 그제야 나는 알게 되었다. 이러한 질문들이 나에게 지금 무슨 의미가 있을까.
너희의 작은 손을 조금 더 오래 잡고 있을걸.
너무 거칠어서 언제나 내 손을 부끄럽게 만들었던 너희의 손이 자꾸만 생각나.
나는 추억을 부여잡고 잠에 들어야겠다.
부디 너희들 꿈을 꾸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