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지을 때는 반드시 경계 측량을 한 뒤에
경계와 관련해 최근에 문제가 된 경우가 우리 동네에 있었다. 마당 한 쪽에 지어 놓은 창고가 문제였다.
얼마 전 A씨가 집을 사서 우리 동네로 이사를 왔다. A씨는 매매 과정에서 <그림1>에서 빨간 선으로 표시된 부분이 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땅이 이렇게 쪼개지게 된 것은 A씨의 땅 가운데로 도로가 나면서 양쪽으로 분할되었기 때문이다. 전원주택 단지에서는 가끔 볼 수 있는 경우로 특이한 것이 아니다.
A씨에게 집을 팔고 떠난 사람은 빨간선 안이 자신의 땅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따로 권리 행사를 하지 않았다. 가끔 손님이 오면 차를 세워 두는 용도로 사용할 뿐이었다. 새로 이사 온 A씨는 이삿짐 정리를 끝내자마자 측량을 해서 자신의 땅이 정확히 어디까지인지 확인했다. 결과는 <그림2>에서 빨간선으로 표시한 만큼이었다. B씨가 자신의 땅을 침범해 석축을 쌓고, 자신의 땅 안에 창고까지 지어 놓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물론 B씨가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것은 아니었다. 석축을 쌓은 것은 분양업자였다. B씨는 석축으로 둘러싸인 곳이 자신의 땅인 줄 알고 샀을 뿐이다. 그리고 석축 안에 집을 짓고 창고를 지었을 뿐이다. 문제의 원인은 석축 공사를 잘못한 분양업자에게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은 B씨였다. 현재 소유권자이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이미 석축이 쌓여 있고, 또 창고까지 들어서 있기 때문에 B씨가 무단으로 점유한 땅을 적절한 가격에 사들이는 것으로 해결하는 것이 보통이다. A씨 입장에서는 그 땅을 찾아봤자 별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A씨의 생각은 달랐다. B씨가 침범한 땅을 되찾아 네모반듯하게 주차장을 만들면 승용차 두 대는 충분히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고 본 것이다. 그렇게 되면 현재 자신의 마당 안에 만들어 놓은 주차장을 없애고 잔디를 심어 마당을 더 넓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하여 B씨에게 창고를 옮겨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것이 경계를 놓고 이웃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의 한 가지다. 이런 갈등과 분쟁을 피하기 위해 집을 짓거나 어떤 구조물을 지을 경우 반드시 측량을 하고, 측량을 한 뒤에도 경계에서 최소한 30센티미터 안쪽에다 구조물을 짓는 것이 안전하다.
이 사건은, B씨가 창고를 옮기는 것으로 조용히 문제가 해결되었지만 애매한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이웃 간에 큰소리가 오가면서 동네 분위기가 살벌해지기도 한다. 다음 글에서는 측량을 하고 구조물을 지었는데도 이웃과 갈등이 벌어져 동네가 살벌해진 사례를 소개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