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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7 땡큐 언니, 땡큐 갓

by 조아름

카톡.

오랜만에 뜬 이름의 메시지를 보고 반가웠다.



20대까지 친하게 지냈던 교회 언니.
결혼 후 지방으로 이사 가면서 자연스럽게 연락이 뜸해졌다.
그래도 서로의 경조사가 있을 때마다 안부를 주고받곤 했는데, 이번엔 언니가 먼저 연락을 해왔다.

"아름아, 임신했어? 이제야 사진 보고 연락하네! 너무너무 축하해!"

카톡 속에서도 느껴지는 언니의 진심 어린 축하 인사가 참 고마웠다.



오랜만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서로의 안부를 묻는 이야기로 이어졌다.

문득, 스무 살 무렵 언니와 나눈 대화가 떠올랐다.
"언젠가 꼭, 소중한 사람의 아이를 내 몸에 품고 낳아보고 싶어요."
그때는 몰랐다. 정말 그런 날이 올 거라는 걸.



출산을 앞두고 기대와 함께 두려움도 커지는 요즘,
언니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못한다고 생각하면 힘이 빠져. 할 수 있어, 아름아.
하나님은 우리에게 해낼 수 있는 힘을 주셨을 거야!"

그 한마디에 마음이 다잡아졌다.



그리고 언니가 출산 전 친구에게 들었다는 말을 전해주었다.

"진통이 와도 그냥 오늘만 죽었다고 생각해.
오늘이면 끝이 나니까."

그 말을 떠올리며 버텼더니, 정말 아기를 낳고 나서는 온몸이 시원하더라고 했다.



아직 경험해보지 않은 고통이지만,
나에게도 그 순간이 오면 언니의 말을 떠올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언니는 응원과 함께 축하 선물까지 보내주었다.
요즘 부쩍 심란했던 내 마음에 따뜻한 위로가 스며드는 기분이었다.



혹시 하나님이 언니를 통해 나에게 작은 천사를 보내주신 게 아닐까?

감사합니다, 하나님. 땡큐 갓!






17일 전 허니에게 쓰는 편지


허니야 오늘은 허니 용품을 빨래한 지 삼일째 되는 날이었어.

엄마 것이라면 귀찮았을지도 모르는데, 허니의 작은 옷과 이불을 빨고 널고 개면서 엄마는 내내 행복했어.

이 조그만 옷을 입고 있을 허니를 떠올리니, 얼른 만나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졌단다.

이제 곧 지구별에 도착할 허니를 손꼽아 기다리며, 오늘도 엄마는 설레는 하루를 보냈어.

행복하게 만나자, 우리! 엄마도 허니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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