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항암 후 4일차
아침에 눈을 뜨면 매일 생존 신고를 하듯 내 몸을 먼저 살핀다.
그리고 오늘도 살아 있음에 감사한다.
오늘도 이상 무.
건강한 식재료로 밥을 해 먹을 수 있어 감사하고, 아가와 웃으며 눈을 맞추고 놀아줄 수 있어 또 감사했다.
무엇보다 가족들에게 미안할 일이 많아지진 않을까 미리 걱정했지만, 다행히 지금까지는 내가 스스로 밥을 하고, 설거지를 하고, 청소를 하고, 육아도 해낼 수 있다.
또한 여력 덕분에 아가의 첫 돌잔치 초대장도 만들 수 있었다.
초대장을 만들기 위해 그동안 찍어온 윤우의 사진을 들여다보다가, 문득 언제 이렇게 컸나 싶어 마음이 멈췄다.
추억 속을 오가며 감탄하기도 하고, 이내 감동에 잠기기도 했다.
초대장을 완성하고 막 보내려는 순간, 손이 잠시 멈췄다.
지금 투병 중인 내가 이런 돌잔치를 준비하고 초대를 해도 되는 걸까.
설명하기 어려운 이상하고 따가운 마음이 스며 올라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해 준 많은 이들과 윤우의 첫 생일을 기억하고, 그 행복을 나누고 싶었다.
그거면 충분했다.
한방병원 원장님도 그러지 않았던가.
“앞으로는 나사 하나 풀고 사세요.”
너무 고민하지 말고, 지나치게 신경 쓰지 말 것.
그것이 앞으로 내가 바꿔 가야 할 삶의 방향이다.
내가 잘 이겨내고 있는지 걱정하며 안부를 보내오는 사람들이 있다.
힘이 되는 성경 말씀과 함께, 맛있다며 과일을 보내오고, 추운 날씨를 걱정하는 말들을 덧붙여서.
나는 오늘도 그들의 사랑 덕분에 이겨내며 살아간다.
매일 감사 일기를 세 줄씩 채워가며 보내는 항암 치료의 하루하루가, 생각보다 나쁘지만은 않다.
아직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