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녀녕 Feb 26. 2024

나의 시절 인연

시절 인연을 통해 나를 알아 간다

[봄: 제5부]



시절 인연은 ’한 시절만을 함께하는 연‘ 혹은 ‘어떤 시기에 만났다가 헤어지게 되는 인연’을 말한다. 말 그대로 시절 인연은 누구나 살면서 만나게 되고

 만났을 인연이다. 스쳐 지나가는 연이기 때문에 언젠가 우린 이별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관계는 다른 어떠한 인간관계 보다 밀접한 만큼 이별을 통해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이다. 즉 시절 인연을 통해 스스로를 더욱 잘 알아갈 수 있다고 본다.


나의 첫 이별은 대학생 시절이었고 계절은 여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뉴스와 기사에서는 몇십 년 만에 찾아온 폭염이라며 무더위를 걱정했고 그때의 나

역시 무더운 날씨만큼이나 체한 것 같은 답답하고 힘든 감정을 안고 어쩔 줄 몰라했다. 그래서 그저 가만히 방 안에 가만히 누워 체념하듯 여름방학을

보냈던 것 같다. 하지만 이후에  심리 관련 책들을 자주 들여다보면서  나는 어떤 사람인지 점차 알게 되면서 스스로와 가까워질 수 있었다. 달리 말하면 예전의 나는 스스로를 잘 알지 못했기에 그만큼 상대에게도 매우 서툴렀다는 말이다. 그래서 나에게 있어서 이 경험은 고마우면서도 미안함이 남아 있는 경험이다.


 시절 인연을 통해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은 나는 생각보다 후회를 잘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고마움을 표해야 하거나 미안함을 솔직하게 얘기해야 할 때 나는 표현이 서툰 사람이라는 말로 상황을 모면했던 적이 많았다. 그리고 그 순간들을 돌이켜 보면 상대방 보다  나의 얄팍한 자존심을 세워 입을 꾹 다물어 버린 경우가 대다수였다. 그래서 그 순간들이 쌓인 후회는 그때 그 순간에 솔직하지 못했음에 대한 후회였다. 하지만 고맙게도 그 후회 덕분에  나의 감정을 상대방에게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그래서 다음 인연과의 이별에서는 그 순간을 지나치지 않고 고마움과 미안함을 표현했기에 후회라는 감정을 덜 느낄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시절 인연을 통해 시련도 지나고 보면 좋은 경험이 될 수 있구나라고 받아들이게 되었다. 과거의 상처가 물론 아픔을 주지만 그걸 통해 깨달음을 얻었다면 그 또한 좋은 경험이니 말이다. 그리고 나의 부족한 점을 미리 경험하게 되어 너무 늦지 않게 깨닫게 되어 감사함을 느낀다. 어쩌면 시절인연을 만난다는 것은 게임에서 레벨업을 하듯이 스스로 한 단계 더 나아지고 성숙해지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이전 04화 달 항아리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