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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간이 지나가다 Sep 25. 2015

27. 어긋나다

왠지 그리운 가을 하늘입니다. 오늘 하늘은.

여행을 같이 해보면 조금이라도 여행 계획과 어긋나는 걸 못 참는 분이 있습니다. 잠깐이라도 헤매는 걸 무척이나 싫어하고 길 위에서의 정체를 싫어하고 예기치 않은 여러 변수들을 싫어하고 뭐 여러 가지 이유로 실시간 불만을 토해내시는 분 있습니다.


여행이 일상과는 같을 수 없는 건데 일상에서나 여행에서나 여유가 없습니다. 왜 떠나온 건지 금세 잊으신 건지 어떤 건지 모르겠습니다. 일상 속에서의 나와 여행 중인 나, 같은 나지만 조금은 다른 나입니다. 여행 중인 나는 평소 감춰왔던 나를 완전히 숨기지 못합니다.


그래서 때론 나도 그리고 타인도 놀랄만한 나를 만나게 되는 게 여행입니다. 그래서인지 간혹 여행지에서 일탈을 하시는 분이 있는데 여행지에서의 시간도 계속되는 당신의 삶의 한 부분이라는 걸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 부분만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일상 속에서 내게 괜찮지 않았던 건 여행 중인 내게도 괜찮은 게 아닙니다. 둘은 다른 사람이 아니니까 말입니다. 지금 어디에 있는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어디에 있건 오롯이 나는 나인채로 있는 게 중요합니다.


2015. 9. 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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