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비의 계절입니다. 그것도 그 한가운데. 한없이 젖어듭니다.
주위를 가만히 돌아보면 너무나 가까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마음이 자꾸만 기울게 되는 아이들이 참 많습니다. 마음의 중심이 지켜지지 않아 마음이 무너지고 마음이 먹먹해지고 마음의 통증이 더해져만 갑니다. 모든 걸 해줄 수는 없을 테니 단하나라도 제대로 아이의 마음에 답해주고 싶은데 그것조차 허락되지 않을 때는 그저 안고 토닥토닥이라도 해주고 싶은데 이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때가 있습니다. 너무나 흔할 정도로 많아 밑도 끝도 없는 무기력함에 몸을 떨기도 하고 참아지지 않는 눈물을 애써 삼키거나 흘러넘치는 마음에 그 자리를 피할 때도 있습니다.
아이의 눈과 마음을 마주 바라보는 것이 아프고 너무나 아파서 어느새 아이에게서 비켜서 있습니다. 정말 어렵게 곁을 내준 아이일 텐데 묵묵히 그 곁을 지키고 있지 못하는 저를 오늘도 조금이라도 더 아이 곁에 다시 돌아가고자 발걸음을 조심스레 옮겨봅니다. 이런 제게 아이는 오늘도 망설임 없이 따스하게 다가옵니다. 정말 이런 존재가 세상에 또 어디 있을까 싶습니다. 한 아이, 또 다른 한 아이, 그 존재 자체로 너무나 소중하고 또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이입니다. 내 아이와 너의 아이가 아닌 우리의 아이입니다. 우리의 아이들.
그런 아이들이 함께 웃을 수 있도록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힘내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힘겹게 웃지 않도록 혹은 그 웃음을 영영 잃어버리지 않도록 아이들이 웃고 있을 때 아이가 아이다운 웃음을 가지고 아이의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런 아이와 함께라면 우리도 웃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이들은 우리들을 마주 바라보며 웃고 있을 테니 말입니다. 오늘 어떤 얼굴로 어떤 마음으로 아이들 마주할 건가요?
2016. 7. 6.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