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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간이 지나가다 Jul 09. 2017

84.

비의 계절 속에 있습니다. 아아, 습도 참 참기 힘든 녀석입니다.

삶이란 늘 예기치 않아서 전혀 생각 못했던, 단 한 번도 나랑 연결고리가 있게 되리라 상상 조차 하지 않았던 일이 어느 날 갑자기 일상 속에 턱 하고 나타나 이제부터 네 삶에 간섭을 할 거라고 영향을 미칠 거라고 어쩌면 지금까지의 네 삶과 지금부터의 네 삶을 달리 바라보게 될 거라고 조금씩 어느새 달라질 거라고 삶이라는 녀석에게 일방적으로 등을 떠밀리게 되기도 합니다.


내 삶의 불청객 같은 어떤 것을 어서 와 하고 맞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부정할 수 있을 때까지 부정에 부정을 더하게 되는데 그 시간과 정도는 저마다 다릅니다. 방법을 생각하고 그다음에 대해 고민해보고 내려진 결론을 향해 나아가게 됩니다. 그렇게 나는 선택이라는 것을 하게 되고 삶의 방향이 틀어지는 계기 혹은 전환점이 되기도 합니다.


타인 혹은 가족과도 공유할 수 없는 어떤 것과 마주하게 될 때도 있습니다. 하늘 아래 나 혼자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을 때도 있지만 그래서 무서워질 때도 있겠지만 나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나를 포기하지 말자고 조금 쉬었다 다시 걷자 라고 말입니다. 너무 힘들고 어렵고 버겁고 감당할 수 없을 거 같지만 그 너머는 반드시 있습니다. 포기하지 않는 한 끝이라는 순간 만날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까지는 영원한 걸 만나지 못했습니다. 단지 영원한 거 같다고 착각했을 뿐이고 그래서 그 착각 속에서 헤매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조금 더 길고 조금 더 깊고 조금 더 짙은 영혼의 밤에 내가 지금 머물려 있을 뿐입니다. 단지 머물고 있을 뿐 나의 종착지는 아직입니다. 나의 어제가 나의 오늘과 달랐듯 나의 오늘과 나의 내일이 결코 같을 리 없습니다. 내게 우리에게 영원한 어둠은 없습니다.


2017. 7. 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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