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처음부터 나는 글쓰기와는 거리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인생은 길게 보면 결국 희극이지만, 짧게 보면 비극이다. 수많은 노력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나름 이런저런 시도를 하고 장르도 바꿔가며 글쓰기를 즐긴다고 생각했었다. 시간이 갈수록 쓸거리도, 써보고 싶은 주제도 고갈되었다는 느낌이 강해져 간다. '얼마나 썼다고'....., 휴 하는 한숨이 입에서 새어 나왔다. 일 년의 시간 동안 수많은 작가님들과 비교도 해 보았지만, 난 그리 많이 쓴 것이 아니었다.
나는 글쓰기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스쳤다. 좋아서 시작한 일은 분명했다. 그런데 권태기가 온 것이다. 세상 모든 일이 좋아서 하는 일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늘 그럴 순 없다. 마음의 자세를 바로잡고 태도를 분명히 해야 한다. 나의 글쓰기는 정서적 지향점이 분명하지 않았다. 이러한 자세는 글쓰기와 관련된 나의 행동을 예측할 수 없다.
글쓰기에서 태도는 정서와 착상에 따른 인지, 실제로서의 행동으로 이루어진다. 정서상으로는 내가 좋아할 만한 소재나 주제를 찾는 것이고, 인지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지식과 마음자세인 신념을 갖는 것이다. 그리고 본질인 글쓰기로의 행동을 이행하는 것이다. 결국 정서적으로 좋아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수많은 시간이 흘러도 나의 글은 영롱하게 남으리라는 환영을 자신의 뇌리에 심어야 한다. 생각은 모든 행동의 원인이다.
모든 일에 있어서 태도는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다. 누구나 자신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백인백색'이란 말은 모든 사람은 각자의 창을 갖고 동일하지 않은 시야를 보여준다는 말이다. 같은 사건에 있어서 목격자의 시선이 각기 다른 이유와 같다. 글쓰기는 행위는 같지만 각자의 창을 통한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기왕이면 긍정적인 태도를 가져야 하는 이유는, 나름의 설정한 목표를 향해 나갈 때 필수적인 동력이 된다.
글쓰기는 단순히 글자를 배열하는 것이 아니다. 각자의 경험과 지식,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열정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쓰고자 하는 동기와 열정이 강하다면 자신이 겪은 모든 것을 의미 있게 만들어 준다. 경험한 손해와 이익은 글쓰기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을 제공하며, 지식의 과다는 호기심과 창의력을 자극한다. 이러한 요소들이 글쓰기의 동기부여와 태도를 형성하고, 쓰고자 하는 강한 태도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힘을 실어준다. 글을 쓴다는 것은 우리의 삶과 믿는 것들 그리고 가치를 반영하는 것이다.
글쓰기를 위한 나만의 강화요소에는 무엇이 있을까? 늘 궁리하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자세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흔히 말하는 '폼'(form)이 떨어진 것이다. 운동선수들이 말하는 '폼' 즉, 기량이 무언가 제동이 걸렸다는 뜻이다. 그 이유는 너무도 자명하다. 기초를 무시하고 이런저런 변명으로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있었다.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가 아닌 합리화 하는 존재라 하지 않던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책 읽기가 선행되어야 한다.
뭔가 새로운 인지를 하려면 다양한 사고방식을 접해야 하는데 책 읽기 만큼 다른 이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기회는 좀처럼 생기지 않는다. 새로운 지식과 다양한 사고를 접하려면 책을 읽어 글쓰기에 대한 통찰력을 넓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을 투입해야 한다. 아무리 바쁘다손 치드라도 책 읽는 시간은 확보해야 한다. 매일 일정한 시간은 읽기와 쓰기에 투자해야 한다. 이것이 선행돼야 상상력이든 몽상이든 창의력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글쓰기는 어쩔 수 없이 시대의 트렌드를 따라가야 한다. 새로운 공연이나 영화 음악 등 굳이 나와는 상관없는 분야의 취미일지언정 뭔가 새로운 발상을 얻고 싶다면 관심을 둘 수밖에 없다. 글을 쓰고자 할 때는 창의적인 순간을 파악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상을 벗어난 새로운 경험은 창의성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장 창의적인 때를 알아차리는 것, 나의 경우는 목적 없이 걸을 때가 가장 이런저런 아이디어가 떠오르곤 했다.
나이가 들수록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이 번거롭게 느껴진다. 몰라도 아는척하지는 않았는지, 가보지 않고도 심드렁해지는 생각으로는 새로운 발상의 전환을 가질 수 없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보고, 듣고, 배워야 자신만의 의견이 형성되고 가치관이 형성되어야 이를 바탕으로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게을러질수록 이러한 태도를 견지하고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는데 열중해 보고자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한 연습과 자기반성을 통해 글쓰기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자신의 글쓰기에 대한 열정을 유지하면서, 독자와의 소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차피 한 세상을 살아가려면 생각의 걸음을 늦추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나를 책걸상으로 인도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