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지난 아들에게 전하는 네 번째 편지
유유야
아빠가 엄마를 처음 만날 당시엔 공시생이었는데
아빠를 만나면서 엄마가 공부에 거의 집중을 못했지
시험은 낙방했고 아빠는 엄마에게 취업을 권했어
첫 번째 회사는 엄마와 너무 안 맞는 회사라 아빠가 그만두길 권했고
두 번째 회사에서는 엄마가 나름 좋은 환경에서 직원들과 잘 지내며 즐겁게 일하면서
엄마와 아빠의 결혼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어
엄마의 커리어를 위해 결혼 후 3년 뒤에 2세를 갖자는 계획이었는데
그게 마음대로 안되더라? 하하하...
우리 유유가 생겨버렸네~~
사실 아빠는 처음에 엄청 당황했지
엄마에게도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그리고 다른 가족들에게도 3년 뒤라는 말을 했는데
갑자기 네가 생겨서 엄마의 임신 소식에 사실 조금 멘붕이 왔지
그런데 너의 임신 소식을 들은 날부터 우리에겐 좋은 일들이 계속 생겼어
아빠는 이직 면접을 보려고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에 있었는데
그때 너의 임신소식을 들었고 면접을 보기 위해 회사에 도착하여 기다리는데
엄마, 아빠가 신혼집으로 계약금을 걸어놨던 세입자가 못 나가겠다고 연락이 왔어
계약 파기를 하면 파기하는 쪽에서 계약금 100만 원을 위약금으로 내야 했는데
아빠가 면접에 합격해서 이직을 하게 되면 지역을 옮겨야 하는지라 우리가 위약금을 물려야 할 수 있는 상황에서
그쪽에서 먼저 파기하겠다고 연락이 왔어. 100만 원을 날려버릴 뻔 한 상황에서 오히려 100만 원을 받게 됐지
더군다나 그날 그 회사에서 면접을 잘 보고 좋은 조건으로 이직도 하게 되었지
이건 시작에 불과했어
당시 엄마랑 둘이서 10평짜리 원룸에서 살다가 곧 태어날 너를 위해 부동산 폭락론자였던 아빠가
집을 사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집을 알아보던 중 적당한 곳이 있어 일주일 만에 바로 계약했는데
계약을 하고부터 한 달 동안 1억이나 올랐지 뭐야(지금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지만...)
집값이야 뭐 우리 가족이 살 곳이니 매매할 때 아니면 상관이 없는데
매매계약서를 쓰고 2주 뒤에 대출심사 중이었던 시기에 정부에서 대출규제를 하여 그 뒤로 대출이 안됐고
우리는 막차를 타게 된 거였지. 더군다나 고정금리 2%대로 말이야. 지금은 6%라는데 우린 정말 행운이었어
너를 낳고 아빠는 퇴사했는데
수입이 하나도 없음에도 이상하게 여기저기서 계속 돈이 들어왔어
적게는 몇만 원, 많게는 몇천만 원까지 말이야.
너는 진짜 복덩이 행운아야
엄마가 태어났을 때부터 외할아버지가 운영하던 사업이 대박이 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너도 그런 것 같아
너의 임신 소식을 들은 날부터 지금까지 좋은 일들이 정말 많았지만
아빠는 네가 건강히 무사히 잘 태어나서 지금까지도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 것이
가장 고맙고 가장 큰 행운이라고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