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이런 글을 읽게 되었다.
이 글에 대한 베스트 댓글은 이렇다.
다른 댓글들은 이것 보다 더 직설적이고 노골적이다.
10살 어린 사람과 결혼한 나로선,
아내가 나의 학벌, 직업, 집안 뭐 이런 걸 따지고
이에 대해 주변에 물어보고 했다고 한다면 마음이 좋지 않을 것 같다.
위의 글은 여성의 입장에서 쓴 글이지만,
남자라고 다를 것도 없다.
나도 그랬다.
서른 중반, 아내를 만나기 전 3달 동안 9번의 소개팅을 했었다.
내가 사는 지역뿐만이 아니라 출장지에서도 소개팅을 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나는 분명히 조건을 따진다고 생각했다.
그 사람의 학벌, 직업, 집안 다 좋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조건 좋은 사람도 꽤나 만났다.
내가 생각하는 '조건'을 다 가진 사람도 만났다.
그 이상의 조건을 가진 사람도 있었다.
유럽에서 대학을 나오고 학교 다닐 때 유럽 현지에
본인 차도 있었고 번듯한 직업에 아버지가 사업가라
결혼식을 하면 그 지역 정치인이 온다고 할 정도였다.
서울 중심가에 본인 명의의 집도 있었다.(거짓말할 사람 같지는 않았다)
심지어 그 여자분이 나에게 계속 연락을 해왔다.
그런데 가슴이 뛰지 않았다.
세 번을 만났지만 아무래도 가슴이 뛰지 않았다.
좋아하지 않는데 연애를 시작할 수는 없었다.
조건만 보면 완벽했고, 나에게 과분할 정도였지만
마음이 움직이지가 않는데 도저히 연애를 시작할 수가 없었다.
그 사람의 조건만 보고 마음이 아닌 머리로
그 사람을 좋아할 수는 없었다.
오래갈 것 같지 않았다.
행복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리고 몇 달 뒤 아내가 내 눈앞에 나타났다.
그때 아내는 검은색 츄리닝에 검은색 롱패딩을 입고 있었고
나이도, 이름도, 학벌도, 직업도, 집안도 아무것도 몰랐다.
처음 본 사람이었다.
그런데 계속 챙겨주고 싶었다.
어떻게든 번호를 알아냈고 단 둘이 만나 커피를 마셨다.
그때 결심했다.
이 사람과 결혼해야겠다.
그때부터 모든 걸 단 한 사람에게 올인했다.
3번이나 거절당했지만, 진짜 아닌 것 같다고 장문의 메시지도 받았지만
6개월 만에 아내의 마음을 얻어 그로부터 1년도 되지 않아 결혼했다.
결혼하지 않은 30대 중후반의 미혼 남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조건을 엄청나게 따진다.
나도 따졌으니 할 말은 없다.
그러나, 그런 걸 따지다 보면
결혼을 가슴이 아닌 머리로 하게 된다.
살아보니 사람은 가슴 뛰는 것을 해야 오래갈 수 있다.
머리로 생각하고 계산해서 하는 건 지속하기가 힘들었다.
마음이 끌려야 무엇이든 진심을 다하게 되고
그 진심을 이어가다 보면 결국엔 결실을 맺는다.
내가 10살 차이 나는 사람과 결혼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해봤다.
생각조차 해본 적 없었다.
만약 내가 머리로 이 사람과 결혼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아내를 대했다면 아내도 눈치채고도 남았을 사람이고,
결혼까지 절대 이어지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정말 진심이었기 때문에
아내가 나를 밀어내도 나는 정말 좋아서
계속 아내 주변을 부담스럽지 않게 맴돌았다.
그리고 마침내 결혼했다.
그 사람의 조건을 보지 말고 그 사람에 대한
‘나의 마음'을 봐야 한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서 어떤 큰 감정을 느끼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그 사람과 좀 더 시간을 가져봐야 한다.
최소 3번은 만나봐야 한다.
3번을 만났는데도 아니라면 아닌 거다.
만약 조건을 꼭 봐야 한다면
그 사람의 경제력이나 외모, 집안 같은 외적인 것이 아니라
내적인 걸 봐야 한다.
그 사람의 자라온 환경, 그 사람이 가진 마인드,
미래에 대한 생각 같은 것들 말이다.
지금 돈이 없어도 미래에 돈이 없을지 많을지는 그 사람이 가진 마인드에 달렸다.
지금 돈이 많아도 미래에도 그 돈이 유지될지 안될지는 모를 일이다.
자라온 가정환경이 너무 불행하다고 해도
그 사람이 건강한 사고방식과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노력하며 살아간다면 그 사람은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결혼은 그 사람의 내면을 보고 해야 한다.
외부에 드러난 직업, 경제력, 집안을 보고 결혼한다면 불행할 수도 있다.
만약 그 경제력이 사라진다면?
만약 그 직업을 그만두게 된다면?
나이 들면서 그 사람의 외모가 예전 같지 않다면?
예뻐서 결혼한 사람이 결혼 후 살이 20kg 찐다면?
집안은 좋지만 그 집에서 무시당하고 천대받는다면?
그럼 이미 한 결혼을 무를 건가?
외적인 조건보다 내적인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외적인 조건은 사라지는 순간,
그 결혼의 이유 또한 부정당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