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두부찌개와 진심

by 실버레인 SILVERRAIN


오늘 몸이 좀 좋지 않다.


몸 안에서 기운이 쑥 빠져나가는 게 느껴진다. 며칠 밤 잠을 제대로 못 자서 그런가 보다. 피곤이 차곡차곡 쌓였던 것 같다. 그래도 다행히 밥은 잘 챙겨 먹고 푹 쉬고 있으니 내일쯤이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싶다.


피고네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만난 일본인 친구, 사라가 한국에 왔었다. 우리 집에 머물며 함께 시간을 보냈고, 그 와중에 학교 수업도 있었다. 신경 쓸 게 많아서 시간이 정말 훅— 지나간 느낌이다.

(관련글 : https://brunch.co.kr/@dldms1102/73 )


계속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던 며칠을 보내고, 오늘은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 고요한 상태를 유지하는 중이다.




사라의 남자친구는 처음에 사라가 우리 집에 머문다는 이야기를 듣고 크게 반대했다고 한다. “공항에서 4시간 만난 사람 집에 간다”라고 하면, 어느 누구라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다른 나라로. 나라도 그랬을 것 같다.


사라는 처음엔 남자친구에게 내가 대학교 때 친구라고 거짓말을 했단다. 나는 사실대로 말하라고 했다. “혹시 화내면 어떡하지?”라며 걱정하더니, 며칠 뒤 결국 사실대로 털어놓았다고 한다.


그리고 나에 대해 말했다고 했다. “따뜻하고 좋은 사람이다. 잘 지내고 있고, 잘 챙겨주고 있다”라고. 그제야 남자친구도 안심을 하고, 의심해서 미안하다고 말하며 잘 챙겨줘서 고맙다고 했다.


남자친구의 입장이 충분히 이해가 되고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엔 경계하고 의심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진심은 쉽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진심은 시간이 흘러야 전달된다. 시간이 쌓인 관계는 서로에 대한 진심을 바탕으로 신뢰와 믿음이 더 진득하게 드러난다.


진심은, 언젠가 통한다.


이번엔 며칠 만에 진심을 알게 되었고, 그 짧은 시간 안에 마음이 열리기도 했다. 하지만 삶에서는, 때로 더 많은 시간과 계절이 필요하다.


그 긴 시간 속에서야 비로소, 진심은 더 단단해지고, 더 깊어진다.


I will send you my '진심'




사라가.. 순두부찌개에 진심이다. 나는 처음에 그냥 좋아하는 한국음식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 보다.


첫째 날도 순두부찌개

둘째 날도 순두부찌개, 이 날은 내가 직접 끓여줬다.

그다음 날도, 또 그다음 날도...

한국에서 1일 1 순두부 중이다.



순두부에 대한 사라의 진심, 이제는 나도 알겠다.


그래서 내가 우스갯소리로 일본에서 순두부찌개집 차리라고 했다....



일본어에서 헤어질 때 인사말의 종류가 몇 가지 있다.


さようなら (Sayōnara) 안녕히 가세요

じゃあね (Jā ne) 그럼 잘 가 / 다음에 봐

またね (Mata ne) 또 봐


나는 ‘사요나라’만 알고 있었는데 이 표현은 완전히 헤어질 때 사용하는 표현이라고 한다.


친구 사이에 또 볼 사이일 때 ’자-네‘ 또는 ’마타네‘라고 말한다.


그래서 사라와 나는 ‘자-네’를 말하며 헤어졌다.


여기에서도 ‘자-네’를 써야겠다.

じゃあ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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