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긍정적이겠다

여자들의 수다

by 실버레인 SILVERRAIN


중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냈던 친구와 오랜만에 만나기로 했다. 내가 밥을 해주겠다고 했는데, 친구가 20분이나 일찍 와버려서 마지막엔 후다다다닥... 정신없이 마무리했다.


해산물로제리조또, 부채살스테이크, 버섯샐러드, 감자샐러드, 자몽에이드...!


너무 맛있게 먹어줘서 고마웠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친구가 문득 말했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살던 학생 때로 돌아가고 싶어.”


나는 아니라고 했다.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그런 상상한다고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그때의 나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살아왔기 때문에 미련이 없다.


"I should've done that." = ~했어야 했는데
앞으로도 이 말이 안 나오도록, 그렇게 살고 싶다.


친구는 부모님이 많이 보수적이라 자유롭지 못하고 틀에 갇힌 느낌이라고 한다. “나는 너희 부모님을 둔 네가 부러워.” 그러면서도 가끔은 부모님이 마음에 들지 않고, 밉다고도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할 말이 없어졌다. 예전부터 그 친구는 우리 부모님의 마인드가 본인 부모님의 마인드였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었다. 혼자 속으로 ‘맞아... 감사해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엔 나 혼자 다 큰 줄 알았다. 오만했다. 살아갈수록, 내가 지금까지 크게 엇나가지 않고 자라올 수 있었던 건 (이 말을 내 입으로 하긴 뭐 하지만) 부모님 덕분이라는 걸 느낀다.


친구의 할아버지는 몇 달 전 소천하셨다. 친구는 그 일로 많이 힘들어했다. 나도 그렇고 친구도 그렇고, 조부모님과 워낙 가까운 사이였기에 슬픔이 더 깊었던 것 같다. 할아버지는 폐암 말기 판정을 받으신 후,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세 달 만에 집에서 돌아가셨다고 한다. 우리는 그 이야기를 나누며 또 한 번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있을 때 잘하자.” 그리고 “건강하자.”




그리고, 싱글들이 모이면 빠지지 않는 주제, 이성 이야기. 친구는 자신이 일하는 곳에 몰래 좋아하던 남자가 있었다. 말을 걸까 말까 하다가 결국 못 걸었고, 그 남자는 떠났단다. 내가 몇 달 전에 “한번 말해봐” 했었는데.... 쉽지 않았다고 한다.(내 입장 아니라서 말이 쉽지...)


갑자기 분위기가 훅 넘어가서 아이 이야기까지 나왔다. 우리 둘 다 아이들을 정말 좋아하고, 가정에 대한 소망도 있다. 이야기를 나누다 친구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너 닮은 아이는 엄청 긍정적이겠다.”
그 말에 둘 다 빵 터졌다. 생각만 해도 웃기다.



아직도 마음 한구석엔 아이 같은 구석이 남아 있는데, 내가 아이를 낳는다니. ‘아이를 낳고 길러봐야 진짜 어른이 된다’는 말을 과연 내가 언젠가 하게 될까?


친구는 요즈음 하루 한 끼밖에 못 먹는다고 해서, 잘 챙겨 먹으라고 했다. 그리고 구워둔 그래놀라를 싸주며 친구를 배웅했다.



항상 응원해 주고 챙겨주는 고마운 친구,

덕분에 또 많이 웃었다.

시간은 오늘도 tiktok


교회 아가.. 내가 들고 있는 빵 따라 눈이 움직여 떼어주었다ᰔ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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