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왼손잡이다. 어렸을 때 글쓰기를 처음 시작할 무렵, 자연스레 왼손으로 연필을 쥐었다.
하지만 엄마는 내가 사회에서 불편을 겪을까 걱정해 오른손으로 글씨를 쓰게 하셨다. (손등을 맞았는데, 막 아프게 때리신 건 아니었던 것 같다.) 어렸을 적엔 왼손잡이를 위한 물건도 거의 없었다.
그렇게 나는 글씨는 오른손으로 쓰고, 나머지 대부분의 행동은 왼손으로 하게 되었다. 젓가락질, 가위질, 양치질 등은 여전히 왼손으로 한다. 지금도 왼손으로 글씨를 쓰라면 충분히 예쁘게 쓸 수 있다. 또 양손을 모두 쥐어보면 왼손에 더 힘이 실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글씨는 오른손으로 쓰는게 더 편한 것 같다. 왼손으로 쓰면 손에 잉크가 묻는다. 엄마께 감사를..
왼손잡이로서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생긴 습관도 있다. 식당에 가면 오른손잡이들 사이에 앉기보다는 항상 가 쪽 자리를 찾는다. 서로 팔이 부딪히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한때는 왼손잡이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곱지 않았다.
유럽에서는 중세부터 근대까지 왼손을 불길하다고 여겼고, 라틴어에서 "오른쪽"을 뜻하는 dexter는 영어의 dexterity (솜씨, 능숙함)로, "왼쪽"을 뜻하는 sinister는 sinister (불길한, 사악한)라는 단어로 발전했다.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지금도 왼손 사용을 부정적으로 본다. 왼손으로 음식을 먹거나 손을 내미는 것이 무례하다고 여겨진다.
한국과 일본에서도 20세기 중반까지 왼손잡이는 예의에 어긋나며, 심지어 결혼에도 부적합하다는 편견이 있었다.
중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오른쪽을 양(陽), 왼쪽을 음(陰)으로 보며 오른쪽을 더 좋은 방향으로 여겼다.
인간의 뇌는 교차 지배 구조를 가지고 있어 좌뇌는 주로 오른쪽 몸을, 우뇌는 왼쪽 몸을 조절한다. 그래서 오른손잡이는 좌뇌가, 왼손잡이는 우뇌가 더 활발히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이들은 마치 서로 다른 언어로 세상을 해석하는 듯한 다른 방식으로 기능하는데, 좌뇌는 이성, 언어, 논리를 바탕으로 한 분석적 사고의 중심. 우뇌는 감성, 직관, 상상력을 품은 창의적 사고 중심이다.
좌뇌는 흔히 “논리의 뇌”라고 불린다. 이 영역은 언어 처리, 수학적 계산, 문법, 추론 능력 등 이성적이고 분석적인 사고 활동을 담당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좌뇌형 활동에 약한 편이다. 숫자나 체계적 정리에 취약하고, 감성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을 더 좋아한다.
좌뇌형 인간은 계획적이며 현실적이다. 문제를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정을 내리는 것을 선호한다. 정리정돈에 강하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능력도 뛰어난 편이다.
학문적인 분야나 법, 경영, 과학 기술 등에서 강점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 세계는 명확한 규칙과 순서로 이루어져 있으며, 감정보다는 사실과 구조가 우선된다.
반면, 우뇌는 감성과 이미지, 직관을 기반으로 하는 통합적 사고의 중심이다. 우뇌는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들으며, 감정을 이해하고 창조하는 일을 주도한다.
우뇌형 인간은 자유롭고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지며, 틀에 얽매이지 않는다. 감정 표현에 솔직하고, 타인의 마음을 공감하는 능력이 높은 편이다.
예술, 디자인, 음악, 연기 등 창의성이 필요한 분야에서 강점을 보인다. 때로는 ‘엉뚱하다’는 말을 들을 만큼 독창적인 사고를 하기도 한다.
이들에게 세계는 선명한 규칙이 아니라 느낌과 분위기, 조화와 감각으로 이루어진다.
두 뇌는 독립적으로 기능하지만, 서로 협력할 때 더 큰 힘을 발휘한다.
예컨대, 건축가는 좌뇌의 사용으로 건물의 구조를 계산해야 하며, 안정성을 분석해야 한다. 또한 도면 작성을 위해서도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우뇌의 사용으론 창의적인 사고로 공간을 아름답게 디자인해야 하며, 사람, 자연, 문화를 감성적이게 해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작곡가는 우뇌를 통해 멜로디를 떠올리고 감정을 담은 곡을 만들 수 있지만, 좌뇌의 도움 없이 악보를 쓰고 음악 이론을 따르긴 어렵다.
과학자는 논리와 수치를 다루지만, 혁신적인 실험 설계를 위해선 상상력과 직관이 필요하다.
결국 우리는 좌뇌와 우뇌가 균형 있게 조화를 이룰 때 더 풍부하고 깊이 있는 사고를 할 수 있다.
과거의 교육과 사회 시스템은 주로 좌뇌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었다. 논리와 수치, 분석적 사고가 강조되었고, 감성이나 창의성은 뒷전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은 점점 창의성과 감성도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애플은 젊은 세대 사이에서 기술력뿐만 아니라 감성적 사용자 경험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소비 욕구를 자극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좌뇌는 방향을 제시하고, 우뇌는 그 길을 아름답게 채색한다. 논리와 감성, 분석과 직관은 서로를 보완하며, 우리가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함께 작동해야 할 두 날개다.
같이 좀, 잘 살아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