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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마음을 녹여주는 스키야키

첫 번째 식탁

by 실버레인 SILVERRAIN


아.. 잠결에 글감이 떠올랐는데, 바로 적어두지 않아서 까먹고 말았다. 머릿속에서는 서론, 본론, 결론까지 다 짜였던 것 같은데... 기억나지 않으니 괜히 찜찜한 기분이다.


뭐, 어쩌겠어. 이왕 이렇게 된 김에 그냥 요리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까먹은 그 내용도 언젠가 내 무의식이 기억해 낸다면, 다시 떠오르겠지 생각한다.




음식은 인간에게 단순한 생존 수단을 넘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소중한 요소다.


우리가 매일 음식을 먹는 이유는 단지 배를 채우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음식은 우리 몸에 에너지를 공급하고, 건강을 유지하게 하며, 마음까지도 따뜻하게 해 준다.


지친 하루의 끝에 마주하는 한 끼의 식사는, 때로는 말 한마디보다 더 큰 위로가 되기도 한다.


인간의 몸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성장하며 회복한다. 그 모든 과정을 가능하게 하는 건 결국 음식이다. 단백질은 근육과 세포를 만들고, 탄수화물과 지방은 에너지로 바뀌며, 비타민과 무기질은 몸의 기능을 정교하게 조율한다.


하지만 음식은 단지 몸을 위한 것만은 아니다. 함께 밥을 먹는 시간은 사람 사이의 벽을 허물고, 마음을 이어주는 통로가 된다. 가족, 친구,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누는 식사는 소속감과 따뜻함을 전해준다.


그 안에 담긴 정성과 사랑은, 때론 말보다 더 큰 위로가 된다.


어릴 적 나는 할머니가 가족들을 위해 요리하시는 모습을 자주 지켜보았다. 자연스레 ‘나도 요리를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고, 그 좋아하는 마음은 행동으로 이어졌다. 외국에서 혼자 살며, 자연스레 요리할 기회가 많아졌고, 실력도 늘었다.


요리는 이제 내 일상 속에서 큰 즐거움이다.


알록달록한 ღ


내가 가장 행복을 느끼는 순간 중 하나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정성껏 만든 음식을 대접하고, 그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바라보는 일이다.


그들의 미소와 "맛있다"는 말 한마디는 내게 큰 행복이다.


오늘 갑자기 그래서 생각했다. 직접 만들고, 맛있게 먹었던 요리들, 함께한 따뜻한 이야기들을 이곳에 남겨보고 싶다고. 단순한 레시피를 넘어서, 추억이 담긴 기록으로 말이다. 아침에 글감을 까먹은 덕분이다..(?)


지금부터 남겨두는 이 레시피들은, 어쩌면 미래의 내 가족을 위한 작은 선물이 될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가정을 꾸리게 된다면,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요리를 하게 될 테니까.





Episode. 1




스키야키


스키야키(すき焼き)는 일본의 전통적인 나베 요리(전골 요리) 중 하나로, 고기와 야채를 단짠한 간장 베이스 소스에 끓여 먹는 요리


주로 소고기를 얇게 썰어 사용하며,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둘러앉아 먹는 따뜻한 요리로 특히 겨울철에 인기가 많다.


스키야키는 천천히 끓여가며 먹는 요리다. 식사 시간 속에서 대화도 그만큼 천천히, 따뜻하게 이어진다. 나도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함께 스키야키를 먹으며, 식사 내내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다.




재료 (2~3인분)


기본 육수 (와리시타가 진할 경우 희석용)

다싯물 – 2컵 (480ml)


와리시타 소스

청주 – 1컵 (240ml)

미림 – 1컵 (240ml)

설탕 – 4큰술 (60g)

간장 – 3/4컵 (190ml)

대파 – 1/2대

선택사항 : 생강을 약간 추가하면 향이 더욱 풍부해집니다.


고기

소고기 (척아이롤, 등심, 우둔살 등 얇게 썬 것) – 400g

소기름 또는 식용유 – 1큰술


채소

배추 – 6~8장 (약 500g)

쑥갓 – 1/2단

대파 또는 쪽파 – 1/2대

양파 – 1/2개

표고버섯 – 기호에 따라

팽이버섯 – 기호에 따라


기타 재료

구운 두부 또는 단단한 두부 – 1모

시라타키 면 또는 곤약국수 – 1팩

우동면 – 마지막에 넣어 마무리


디핑 소스 (찍어 먹는 용도)

날달걀 – 2~4개
권장: 저온살균 달걀 또는 수비드 계란 사용
전통적으로는 고기를 날달걀에 찍어 먹습니다.




조리과정


다시마 육수를 우려 주세요.



야채, 두부, 고기 등을 먹기 좋게 썰고 정리해 둡니다.



와리시타 소스에 풍미를 더하기 위해 대파를 살짝 구워줍니다. 버섯 꼬리도 같이 구워도 좋아요. :)


요리하다가 드시면 안돼요..

와리시타 소스 만들기


냄비에 청주, 미림, 설탕, 간장을 넣고 한 번 끓여주세요.

끓기 시작하면 구운 대파를 넣고 더 끓입니다.(생강 선택 시 함께)



와리시타 소스는 완성!



소고기는 겉면만 살짝 익히고, 두부는 앞 뒤로 노릇하게 구워주세요.



작은 볼에 계란을 깨서 잘 풀어 준비해 둡니다.



냄비에 손질한 재료들을 보기 좋게 배열합니다.



와리시타 소스를 부어 중약불에서 끓입니다.

국물이 짜질 경우 미리 준비한 다시마 육수로 농도를 조절해 주세요.



고기를 날달걀에 찍어 먹으며, 야채와 두부도 익는 대로 즐깁니다. 야채는 금방 숨이 죽으니 타이밍 맞게 드세요.


마지막엔 우동 사리를 넣고 국물을 자작하게 끓여 마무리!




보이는 것보다 너무 간단하고 쉬운 요리니, 한 번 시도해 보세요 :)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식사 시간이, 피곤한 하루에 달콤한 위로가 되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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