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상황 -
친구가 본인이 겪었던 화난 이야기를 하다가 중간에 욕이 섞여 나왔다. 순간 본인이 욕을 함을 인지함과 동시에,
"아, 은비한테 좋은 이야기 해줘야 하는데"
"아니, 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른 애들한테는 필터 없이 말하는데, 너랑 있으면 왠지 말조심하게 돼"
"욕 하고 싶으면 해! 욕 할 수도 있지"
"아 근데 뭔가... 너가 욕 안 하잖아"
"그르치, 근데 나는 네가 날 편하게 생각했으면 좋겠어"
"편한데.... 아.. 뭔가.... 너 유교걸이잖아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 유교걸 아니야"
"맞아"
#비
헬스장 운동을 마친 후 마지막 유산소는 답답해서 공원으로 런닝을 왔다.
마지막 바퀴를 도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 오는 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내 이름에 비가 들어가서인지 괜히 내 이름을 한번 더 곱씹는다.
(날 좋아하던 오빠는 비 오는 날 나에게 이걸로 플러팅을 한 적이 있다.)
몸은 반사적으로 집 쪽을 향했지만 이내 몇 걸음 가서 시작점으로 발길을 돌렸다.
'나 자신과 약속. 안 지키면 누가 지켜. 마지막 한 바퀴까지 뛰어야지'
옷도 다 젖고, 신발도 젖었다. (신발.. 며칠 전 빨았는데..)
땀나는 건 싫어하지만,
작정하고 운동해서 흘리는 땀은 좋아하고,
비 맞는 건 싫어하지만,
‘맞자’고 마음먹으면 아예 다 젖는 게 더 좋다.
원래 런닝할 때 전력질주 안 하는데... 오늘은 비 덕분에 강제로 전력질주했다.
샤워했는데도 얼굴이 벌겋고 몸에서 열이 계속 난다.
간만에 푹 자겠다.
좋네, 좋아.
#알면다쳐
친구의 연락을 받고 걱정되어 달려간 날.
이야기를 들어보니 생각보다 상태는 심각했다.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 몸에 이상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긴 이야기를 나누었다.
친구와 대화하고 혼자 이런저런 생각하며 온 공원.
오늘도 많이 걸었다.
#멋쟁이할아버지
항상 시골에서 올라오시면 연락 주시는 할아버지.
요새는 치과 진료 때문에 매주 올라오신다.
"여보세요?"
"네 할아버지~~~~"
“은비 뭐 해, 밥 먹자"
"넹넹~~~ 할아버지 뭐 드시고 싶으세요?"
"너 좋은 걸로 먹어"
"칼국수 집 갈까요? 할아버지 괜찮으세요?"
"좋아"
항상 양복 차림에 모자까지, 늘 멋쟁이 할아버지.
자녀들에게 늘 좋은 말만 해 주시고, 사랑을 아낌없이 주시는 할아버지.
할아버지, 증손주 볼 날까지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