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헤.....?

마드리드

by 실버레인 SILVERRAIN

마드리드의 둘째 날이 밝았....


아니 흐렸습니다.

잠깐 나왔다가 떨어지는 빗방울에 다시 숙소에 들어가 순례길 같이 걸었던 우비와 모자를 장착했다.


'내가 우산이나 우비를 사나 봐라...' 날씨와 나만의 기싸움이 또 시작되었다.

오늘은 프라도 미술관 갔다가 왕궁에 갈 예정이다.

그런데 길거리에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이 나와있지?..

??

어제부터 여기에서 사람 구경만 계속하고 있다.

빗방울은 점점 더 굵어지고, 우산 쓴 사람들이 부러워지기 시작한다.

???!!!!


알고 보니 오늘 스페인 국경일이란다. 그래서 국가행사로 길거리는 통제되고 사람들이 비가 그렇게 억수로 쏟아지는데도 나온 것이다.

미술관 가는 길은 퍼레이드가 한창이었다. 까치발 세워 봤는데 군인들이 탱크(?) 같은 걸 타고 지나는 중이다. 나는 인파에 퍼레이드는 일찌감치 포기하고 비를 피해서 큰 나무 밑에 서 있었다.

공휴일이라서 미술관도 휴관하는 슬픈 현실

터벅터벅 혼자 길거리 배회 중

국기를 뒤집어쓴 청년들 무리도 간간이 보인다.

아까 길 가다가 본 카페에 들어왔다.

피스타치오 치즈케이크와 아메리카노나 먹어야겠다.


그동안 비는 그쳐서 다행이고, 왕궁에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갔지만

역시나 공휴일이라 건물 개방은 하지 않았고 제복 입은 분들만 보고 왔다.

시내로 돌아와 다이소 같은데 구경 중인데 우산보고 코웃음 한 번 쳐줬다. 날씨와 누가 이기나 해보자 겨뤄서 승리한 느낌.

아쉬운대로 숙소 근처 아트샵에서 그림을 구경했다.

밥이나 먹자.

마트에서 샐러드랑 훈제 연어를 사왔다.


결국 예상대로 하나도 흘러가지 않은 날이다.


오늘 국경일인지 몰랐던 건 과거의 내가 잘 알아보지 않은 탓이 있겠지만 설령 알았다 해도 나에겐 다른 옵션이 없었다. 그냥 오늘을 여기서 보낼 운명인 거다.


'좀 더 잘 알아봤어야 했는데.. 만약.... 내가...' 이러다가

레드썬!


이미 내 손을 떠나 결과를 바꾸지 못할 거면,

헤헤.....

그냥 웃어넘길 줄도 알아야 하는 그런 날도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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