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와 스토어의 적절한 균형
지난번에는 오늘의집을 간단히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에는 앱 크리틱 기법으로 오늘의집을 분석해 보려 합니다.
서비스 정의
오늘의집은 주거환경, 스타일, 구성원, 평수 등 개인별로 맞춤 인테리어 정보 및 가구&소품을 제공하는 원스톱 인테리어 플랫폼입니다. 오늘의집은 창업 초기 인테리어 시장의 정보 비대칭성(레몬마켓)을 해결하는 것에 집중하였고, 이를 위해 초기 3년간은 커머스모2델 없이 일반인이 직접 꾸민 인테리어 정보&사진을 수집하는 콘텐츠 플랫폼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이후 인테리어 정보와 사진 속의 가구&소품을 판매하는 쇼퍼블 콘텐츠 기반 커머스 모델로 전환하여, 국내 1위 인테리어 서비스로 성장하였습니다.
이번 770억원 글로벌 투자를 주도한 본드 캐피털의 채대원 제너럴 파트너와 이승재 대표는 오늘의집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오늘의집은 수준 높은 홈퍼니싱 상품과 리모델링 서비스에 대한 콘텐츠를 고객들 스스로 공유하고 발견하는 즐거운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고 있으며 한국 인테리어 업계를 혁신하고 있다. 오늘의집의 미션은 명확하다. 고객들이 아름다운 집에 살 수 있도록 함으로써 그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보다 고도화된 서비스를 기반으로 인테리어 산업을 혁신하며 인테리어를 필요로 하는 모든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정보와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여기서 "홈퍼니싱" "리모델링" "공유와 발견" "혁신" 이라는 단어를 보면 오늘의집의 서비스 핵심은 홈퍼니싱을 넘어 리모델링 중개 서비스를 통한 원스톱 인테리어 플랫폼으로의 확장, 사용자들의 지속적인 콘텐츠 생산 및 공유를 통한 UGC 콘텐츠의 강화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의집은 공감하고 신뢰할 수 있는 커머스 구축을 위해, 집들이/노하우/질문과답변/사진 등의 공간(탭) 및 포인트혜택, 사용자간 소셜 기능을 구축하였으며 이는 사용자들의 콘텐츠 생산 및 공유로 선순환하는 생태계를 창출하였습니다. 또한 이를 사용자별 맞춤 정보로 제공하는 개인화 서비스를 통해, 오늘의집은 맞춤 인테리어 정보를 보기 위해 찾아오는 1등 앱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사용자가 직접 생산한 콘텐츠 생태계는 오늘의집을 "구경하러 가는 플랫폼"으로 만들었고, 니즈 기반 커머스임에도 높은 리텐션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앱의 목적
-정보를 찾기 힘들어서 비싼 돈을 주고 인테리어를 해야하는 사용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만든 서비스입니다. 정보 비대칭성으로 인한 레몬마켓을 해결합니다.
-주거환경(원룸, 투룸, 아파트, 평수 등)과 스타일(심플, 모던, 우드, 레트로 등), 구성원(1인, 2인, 4인, 반려동물 등)별로 맞춤 인테리어 정보 및 가구&소품을 제공하여, 누구든 쉽고 재밌게 자신만의 집을 꾸밀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
메인 유저과 서브 유저
오늘의집의 메인 유저는 예쁘게 꾸민 자신의 집을 보여주고 싶고, 이를 따라하고 싶은 20대로 볼 수 있습니다. 20대는 서비스 초기부터 오늘의집의 인테리어 콘텐츠를 견인해왔으며, 2019년 20대가 가장 사랑하는 인테리어 정보 수집 SNS/APP 채널은 오늘의집이었습니다. 예쁘게 꾸민 집을 사람들과 공유하기를 좋아하고, 이를 따라하고 싶은 20대는 오늘의집 콘텐츠 생태계의 핵심입니다.
2020년 코로나 시대가 시작된 후, 3050은 오늘의집의 서브유저로 성장하였습니다. 3050 사용자가 전 회원의 52%를 차지할 정도로 커졌으며, 오늘의집의 ARPPU를 높이는 주된 요인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재택근무 확산 및 가속화된 이커머스 전환률이 오늘의집의 연령대 확장을 견인한 것으로 보입니다.ㅌ
내가 오늘의집을 사용할 때
집이 지저분하고 정리가 안되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 이 가구만 바꾸면 될텐데... 라는 생각이 들 때, 가장 먼저 오늘의집을 사용합니다. 가구&소품 구매를 위해 접속하는 것이기에 스토어탭으로 직행하는 편이며, 판매순으로 정렬하여 후기가 많은 상품을 꼼꼼히 보는 편입니다. 상품상세페이지 보다는 후기를 먼저 보고 마음에 들면, 상품상세페이지를 꼼꼼히 읽고 구매를 결정합니다. 때로는 구매후기를 보다가 비슷한 상품, 스타일링샷으로 넘어가서, 예쁜 집들을 구경할 때도 있습니다.
[좋은 사용자 경험]
'상/하단 탭과 메인화면' 콘텐츠와 스토어의 적절한 균형
오늘의집은 상단탭과 하단탭은 인기/사진/노하우/집들이 등 콘텐츠를 중심으로 구성하고, 페이지의 메인은 스토어를 배치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예쁜 집과 소품을 탐색하고 발견하는 콘텐츠의 유입과, 가수&소품을 구매하는 스토어의 유입 경로의 적절한 균형을 잡고 있습니다. 메인페이지는 스토어/맞춤정보추천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 "너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보여줄게, 와서 구경해"라는 오늘의집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카테고리별 상세한 필터 기능
스토어에서는 카테고리별로 굉장히 상세한 필터를 제공합니다. 한번 구매하면 1~2년 이상, 매일 사용하는 가구&소품은 사용자별로 주요 니즈가 다양하며 해당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구매하기가 어려운 고관여 상품에 가깝습니다. 그렇기에 침대/테이블/의자/매트리스 등 가구&소품별로 특화된 필터 기능은 사용자별 맞춤 상품을 탐색을 돕고, 구매전환을 발생시키는 핵심 도구입니다.
예쁜 인테리어에서 상품으로 연결되는 '태그' 기능
오늘의집의 콘텐츠는 단순히 예쁜 인테리어 정보를 얻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인테리어 사진 곳곳에는 가구&소품에 대한 태그가 있고, 콘텐츠를 보며 자신의 집에 어울리는 아이템을 발견한 사용자가 태그를 클릭하면 곧바로 상품상세페이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오늘의집은 쇼퍼블 콘텐츠 기술을 통해 사용자들 스스로 무의식적인 니즈를 탐색&발견하는 구매 맥락을 만들고, 구매로 연결하는 서비스 경험을 제공합니다.
리뷰 중심의 상품상세페이지
오늘의집의 상품상세페이지는 전 영역에서 사용자 리뷰에 접근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썸네일/상품명/가격 등 상품정보 영역에서, 스크롤을 1번 하면 유저들의 스타일링샷이 노출되고, 또 스크롤을 하면 리뷰로 이동하는 메뉴가 등장합니다. 또한 해당 메뉴를 상단에 고정시키고, "접기/펴기"로 상세정보의 길이를 최소화시켰습니다. 이는 콘텐츠를 통해 가구&소품에 관심을 가지게 된 사용자들의 상품 구매 맥락을 유지시켜, 자연스레 장바구니/결제하기로 연결되는 구매 경험을 만듭니다.
편안한 UI 디자인
앱 실행 시 등장하는 스플래시 이미지에는 편안하고 따듯한 느낌의 일러스트가 담겨져 있습니다. 소파에 기대고 있는 여성과 팝콘 먹는 고양이, 영화를 비추는 빔프로젝트는, 오늘의집에서는 누구나 편안하고 예쁜 집에 살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을 들게 만듭니다. 경쾌한 느낌의 파스텔톤 파란색 브랜드 컬러와 낮은 채도의 컬러 조합도 편안한 집에 대한 느낌을 전달하는 듯 합니다.
또한 사진이 등장하는 페이지는 화이트로 배경을 구성하여 인테리어 사진의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고딕체 폰트를 사용함으로 높은 가독성과 특유의 부드러운 서비스 분위기를 만듭니다.
1등 구매채널로 성장하는 과정
오늘의집은 2020년 명실상부 국내 1위 인테리어 커머스 플랫폼으로 도약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1등 정보 채널을 넘어, 1등 구매 채널이 되어야 한다는 숙제가 남아 있습니다. 실제 2019년 20대의 인테리어 정보 채널 1위는 오늘의집이었지만, 인테리어 앱에서 구매한 20대는 10명 중 1명 정도였습니다.
최근 오늘의집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 중개, 인테리어시공상품 판매 등 인테리어 시공업자와 사용자를 연결하는 서비스를 확장하였습니다. 이는 미국판 오늘의집 'houzz'(기업가치 4조원)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선례가 있었기에 770억원 규모 글로벌 투자가 가능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오늘의집은 지속적인 카테고리 확장 및 쇼퍼블 콘텐츠 강화를 통해, 지속적인 서비스 성장을 이룰 것이라 보입니다.
경쟁사와의 압도적인 격차, 또 하나의 커뮤니티 강자 '집꾸미기'
오늘의집은 2020년 3월 기준 MAU는 69만으로, 한샘몰(10만)/이케아(8만)/집꾸미기(3만) 등 경쟁사와의 압도적인 격차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격차는 코로나가 지속된 현재, 더욱 심화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집꾸미기는 오늘의집을 넘어서는 SNS커뮤니티 규모로 공고한 팬층을 가지고 있습니다. 집꾸미기는 원룸만들기 페이스북페이지를 함께 운영하고 있으며, 페이스북/유튜브/인스타 팔로워를 합치면 370만명 규모입니다. 이를 통해 집꾸미기는 SNS 광고/판매 수익을 창출하고, 사용자 중심 컨텐츠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주요 경쟁사로 보여집니다. 만약 오늘의집과 집꾸미기가 M&A를 진행한다면, 초대형 인테리어 플랫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참고 자료
https://www.manzlab.com/news/articleView.html?idxno=5206
https://brunch.co.kr/@yi-seo/96
https://1boon.daum.net/interbiz/5d7622ed1c46710a5ab4e385
https://brunch.co.kr/@rainofflowers/28
https://blog.opensurvey.co.kr/article/living-2019-2/
https://platum.kr/archives/421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