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연봉협상 잘하는 방법 (스타트업편)

by 이재훈

앞서 예고해 드렸던 대로 이번에는 스타트업 연봉협상 노하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스타트업에서 연봉협상을 효과적으로 하려면, 먼저 스타트업의 채용 특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아래 네 가지 주요 특성을 살펴보겠습니다.


1. 늘 인재에 목마르다.

- 스타트업 대표들은 자신이 가진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현할 수 있는 인재를 필요로 합니다. 특히 AI / 빅데이터 분석 등 고급 기술을 활용하여 경쟁사보다 앞서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분들을 원합니다.


2. 채용 과정이 까다롭다.

- 인재에 목마른 것은 맞지만, 역설적이게도 채용 과정은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이는 초기 스타트업에서는 한 명의 직원이 가지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입니다.


3. A부터 Z까지 경험이 있는 지원자를 선호한다

-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핵심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상황에 따라 빠르게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기획 단계부터 출시까지 전 과정을 경험한 지원자를 선호합니다.


4. 시간이 곧 경쟁력

- 스타트업은 런웨이(현재 가진 자금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운영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 기간 내에 사업을 본 궤도에 올리기 위해 애자일한 개발 방식과 MVP 모델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목표가 주어졌을 때 빠르게 몰입하여 작업을 완료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특성들을 염두에 두고 채용 과정에 임한다면, 연봉협상 과정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연봉협상 노하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주도권 선점


위에서 나열한 스타트업의 특성을 보면 일반적인 회사와는 결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여 채용 과정에 임해야 합격 확률이 높아질뿐더러 연봉협상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습니다.


면접 과정에서는 작은 단위의 프로젝트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적으로 수행하여 완료했던 경험을 중점적으로 어필하고, 무언가에 열정적으로 몰입했었던 경험을 준비하고 답변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유연한 사고를 기반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어필하는 것도 좋습니다. 아무래도 체계적인 시스템 속에서 일하는 대기업에 비해 스타트업은 생각하지 못한 일들이 곳곳에서 터지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식으로 채용 과정에서부터 스타트업 재질의 인재라는 사실을 어필하여 '뽑아도 그만, 안 뽑아도 그만인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꼭 뽑아야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이를 통해 연봉협상에서 주도권을 선점해야 합니다.



2) 최대한 높은 희망 연봉 제시


스타트업은 중소기업이나 대기업에 비해 연봉 체계가 자유로운 곳이 많습니다. 극단적인 경우 억대의 연봉을 받는 분과 최저임금 수준의 연봉을 받는 분이 한 공간에서 일할 수도 있습니다.


연봉 밴드의 범위가 넓다는 점을 이용해서 최대한 높은 희망 연봉을 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여기서 높다는 기준은 터무니없이 높은 금액은 아닙니다. 본인 희망 연봉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는 수준에서 최대치를 제안하라는 의미입니다.


경제 용어 중에 '앵커링 효과'가 있습니다. 협상 상황에서 먼저 정보를 주게 되면 상대는 우리가 제시한 숫자를 기준으로 그 범위 내에서 협상을 시작하는 효과를 말합니다. 이해하기 쉽게 우리가 물건을 살 때를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똑같은 물건 A를 산다고 가정했을 때, 아래 두 가지 문구 중 어떤 것이 더욱 끌리나요?


1) A : 1,000원 (판매 중)

2) A : 2,000원 → 1,000원 (50% 세일 중!)


대부분 2번 문구가 더 끌릴 겁니다. 만약 물건 A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소비자라면 2번 문구의 영향으로 2,000원이라는 기준이 생기게 됩니다. 2번 문구는 2,000원짜리 물건을 반값에 사서 본인이 합리적인 소비를 했다고 착각하게끔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지원자가 높은 연봉을 먼저 제시하면, 그 연봉이 협상의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지원자가 제시한 연봉이 굉장히 높다면, 금액을 조금 낮춰 다시 제안받더라도 지원자 입장에서는 이미 충분한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3) 스톡옵션


스타트업으로의 이직을 고려한다면 자연스럽게 스톡옵션도 고려해야 합니다. 연봉협상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기업의 가치와 비전에는 동의한다면 스톡옵션을 요구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를 고려하여 면접 과정부터 회사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면접은 기업이 지원자를 평가하는 시간이면서 동시에 지원자가 기업을 평가하는 시간이기도 하기 때문에 회사의 비전을 확인할 수 있는 질문을 최대한 많이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스타트업의 경우 높은 확률로 대표가 직접 면접에 참석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질문과 대화를 통해 대표의 역량과 비전을 검토하고 회사의 가치가 충분히 상승할 수 있으리라 판단되면 당장 눈앞에 보이는 연봉보다 스톡옵션의 비중을 높여보시기 바랍니다.


*참고하면 좋을 글

https://brunch.co.kr/@dldyfm/2


*스톡옵션이란?

회사의 주식을 미래의 특정 시점에 정해진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이를 통해 시세 차익을 노려볼 수 있습니다.



4) 사이닝보너스 (or 사인 온 보너스)


기업은 마음에 드는데 모든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마지막으로 사이닝보너스를 요구해 볼 수 있습니다.


사이닝보너스는 입사 시 일시적으로 지급되는 금액으로 연봉에는 포함되지 않는 혜택입니다. 보통의 경우 지급받으면 일정 기간은 이직할 수 없는 조건을 걸기도 합니다. (명시된 기간 이전에 이직하는 경우 근무 기간의 비율에 따라 반환하거나 전액을 반환해야 하기도 합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일시적으로 비용이 발생하지만, 일정 기간 인재를 묶어둘 수 있는 장치이기 때문에 기업과 지원자 모두 뜻만 맞는다면 둘 모두 Win-Win 할 수 전략 중 하나로 합리적인 제안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스타트업 연봉협상 노하우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만 한 가지 명심해두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스타트업도 결국 넓은 범위에서는 중소기업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이번 편에서 전해드린 방법보다 앞서 설명드렸던 중소기업 연봉협상 노하우가 더 잘 먹히는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지원한 곳의 분위기를 잘 살피셔서 상황에 맞춰 적당한 전략을 구상해 보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러면 다음에는 연봉협상 잘하는 방법 대기업 편으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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