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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얼음꽃 Oct 05. 2022

내가 바라는 수업

지금 성인피겨는 과도기를 지나온 것 같다. 코로나가 한창이었을 때 유튜브에서 성인 피겨 하는 영상이 많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그때 즈음부터 피겨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우리 링크장은 특히 겨울에만 강습생이 많았는데 이제는 매달 등록 첫날 마감다.

성인피겨인들의 실력도 이즈음 해서 많이 늘었다. 이전에는 원스핀 하나만 해도 잘한다 했지만 이제는 아니다. 어릴 때 배운 사람들이 그만두었다가 다시 시작해 더블점프까지 도전하는 영상도 많이 올라오고 대회나 급수를 따는 성인이 많아졌다. 개인강습받는 성인도 많아졌다. 나 때만 해도 급수 따는 성인이 딱 2명이었고 개인강습받는 성인은 거의 없었다. 개인강습, 급수, 대회까지 다 해본 내가 그때는 좀 특이한 강습생이었다. 그렇게까지 하는 강습생이 없었으니까. 요즘은 연습하러 가면 개인강습받는 성인을 심상치 않게 볼 수 있다.


과도기를 막 지나고 나서 성인 대상의 다양한 종류의 피겨 수업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생체대회 준비를 따로 해준다던지 급수 준비, 지상훈련까지 봐주는 게 그 경우다. 하지만 우리 링크장을 보면 내가 처음 배울 때나 크게 달라진 점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내가 바라는 수업 적어보았다.



1. 한계를 두지 말고 다양하게 가르쳐 주었으면


특히 개인강습 때.

한 선생님한테 1년 개인강습을 받았는데 커리큘럼이 1년 동안 같았다. 내가 독학한 게 더 많을 정도였다. 성인이 되어 피겨를 배우면 돈을 많이 쓰게 된다. 성인은 아무래도 배움이 느리다 보니 안 되는 건 '다 내 탓이요.'하며 계속 등록한다. 다양하게 잘 안 알려줘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일이 많다. 생님의 눈에 들만큼 잘하지 않아 그렇다고 생각하니까. 잘한다는 소리를 들어도 그 이상 나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성인이 되어 배울 수 있는 범위는 거기까지라는 거다.

과거에는 원스핀만 잘해도 잘한다 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과거와 똑같이 한계를 두고 가르치 좀 아닌 것 같다.



2. 성인반에 경력 있는 강사가 가르쳤으면


내가 피겨 배운 지 3달이 지났을 때 선생님이 바뀌었다. 이전에는 경력이 꽤 되시는 분이었지만 이번에는 처음 가르치는 분이었다. 어디서 보니 이런 말 있다고 한다.


성인들은 느리게 늘기 때문에 처음 가르치는 사람들에게 좋다.


어린이들보다 배움이 훨씬 느린 성인들을 가르치면서 강사가 많이 배운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누구 배우게 하러 온 게 아니라 배우러 왔다. 나 같이 감이 하나도 없는 성인은.. 경력 있는 강사가 필요하다. 하루하루가 급하다. 한 살이라도 어렸을 때 더 많이 배우고 싶고 정확하게 배우고 싶다.



3. 다양한 방식의 수업이 많아졌으면


이건 애들, 성인 상관없이 바라는 점이다. 대관 수업이라던지, 연습 대관, 특정 목적(급수나 안무 준비)을 위한 수업이 다양하게 개설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4. 나이가 많아도 똑같이 대해줬으면


다른 운동에서는 나이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닌데 피겨 강습생이 되니 처음 배울 때부터 나이가 많은 편이 되었다. 우리 링크장에서는 배우다 보면 나이가 조금이라도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대충 봐주거나 진도를 잘 안 나간다. 도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나이가 많으면 남들이 이것저것 하는 거 모른 척하며 눈 감고 있어야 하나. 나이가 있어도 목표가 있고 하고 싶은 게 있는데 하고 싶다고 말해도 그때뿐이다. 공평하게 봐주는 게 그렇게 어렵나.



5. 성인만을 위한 지상 수업이 있었으면


몸이 굳어져 있는 성인들을 위한 유연성 훈련이라던지 점프 훈련 같은 게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성인들은 하루하루가 급하니까. 부상을 덜 입게 하기 위해서 지상이 필수인데 성인만을 위한 지상은 우리 링크장에는 없다. (이전에 썼던 지상은 애들 위주였다.)



6. 강습 환경에 신경을 썼으면


타 지역에서 강습받을 때 피겨가 수업을 하러 들어오면 스피드 강사분이 여기 쓰라하며 애들이랑 활주 연습을 하러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사람이 많으면 이런 융통성을 발휘해서 수업이 진행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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