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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민베어 이소연 11시간전

당장 회사 때려치우고 싶은데 대안이 없다면?

뭐해먹고 살지 심리학에게 물어봤지


몰입과 자기실현? 책에서나 나오는 말이잖아

심리학에서는 몰입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가치 기준이 명확하고, 그것을 현실화하는 활동이 있을 때 시간을 잊는 몰입이 이루어지며, 이 몰입은 모호하고 불안정한 상태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하나의 목표를 위해 집중할 수 있는 상태를 가리킨다. 그리고 이 몰입이 결국 인간성장의 가장 최고점인 자기 초월, 영적인 성장을 이루게 하는 방법이라고 본다. 몰입하는 그 순간에는 궁극적인 행복감을 느끼기도 한다고 본다.


몰입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진다는 것은 크나큰 행운이며 잘 살아낸 인생이다. 하지만 모든 직업이 몰입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몰입은 일부 예술가들에게만 허락될 정도로 쉽지 않은 일이다. 연구에 따르면, 지식노동자를 연구할수록 몰입 경험이 드물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한다. 지식노동자들은 몰입과는 다른 유형의 주의집중, 즉 동적인 주의집중, 분석적인 사고를 사용한다. 지식 기반의 일을 할수록 몰입은 멀어진다는 말이니, 공부 열심히 해봐야 몰입과 자기실현에 가까워지기는 어렵다는 말인 것 같기도 하다.





그럼 세상사람들 다 아티스트가 되어야 하는 걸까

세상 사람들이 모두 예술을 하고 살 수는 없으니, 몰입이 우리가 직업을 선택하는데 유일한 기준이 되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차적인 선택기준은 '문제해결'에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하나쯤은 삶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커다란 문제를 안고 살아가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인생의 대부분을 쏟아붓는다. 누군가에게는 그 문제가 섭식장애일수도 있고, 가족관계문제, 돈문제, 지병, 친구관계 등 다양하게 존재한다. '풀어내야 하는 문제가 존재한다'는 것은 자신이 그 이슈에 얼마나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을 수 있느냐를 나타낸다. 이것 또한 조금 다른 개념의 몰입이 아니겠는가.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할 때처럼 시간을 잊는 몰입은 아닐지언정,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몰입이라고 할 수 있다. 평생에 걸쳐 매달리고 고민하고 괴로워할테니 말이다. 그리고 그것에 집중하는 시간은 행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괴로울 수도.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고 완전히 이해한 후에, 그것으로 누군가의 같은 문제를 해결해주면서 우리는 성취와 희열과 존재의 가치감을 획득하게 된다. 그것이 진정으로 행복하기 위한, 내 존재의 이유와 가치를 얻기 위한 일이 되리라.



나의 문제를 사회적인 문제해결방식으로 전환하여 경제활동을 하는 예

① 찐따로 살며 왕따당했던 아이 : 찐따, 왕따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곽튜브
② 이혼가정에서 자라 현재도 이혼한 여자 : 대화의 기술, 인간관계 심리학을 전문으로 하는 상담사
③ 목, 허리 디스크로 고생한 환자 :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 생산 가능한 마사지 기구를 개발해 판매
④ 과자, 가공식품 과다섭취로 암에 걸린 대기업 임원 : 가공식품의 폐해를 알리는 작가, 강사가 됨
⑤ 바빠서 외식만 하다가 당뇨와 비만을 앓게 된 직장인 : 건강식재료 배달 플랫폼 창업  


사람들은 쉽사리 자신의 문제에 대한 일을 직업으로 삼지 못한다. 자신의 문제를 온전히 인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평가하는 것이 아프기 때문이다. 나만 해도, 섭식장애 완치 후에도 그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나누고 또 그것을 타인에게까지 일반화하고 적용하기까지 1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누구나 그렇다. 그러니 진정으로 만족스러운 직업을 찾는다는 것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 지금 해야 할 일은, 10년 후에 내가 어떤 일을 할 지 목표를 명확히 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10년 동안, 목표한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나가야만 한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취미로도 시작하고, 누군가의 회사에 들어가 일을 해보고, 봉사도 해보면서 말이다.


10년, 살아보면 참 짧다.





다음은 조선일보의 [김지수의 인터스텔라]기사 중 경력 전환, 방향 전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책 ‘더 넥스트’ 저자 조앤 리프먼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현대사회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진짜 자기가 원하는 직업을 찾아 자기실현을 추구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런데 이 방향을 찾는 과정이 쉽지는 않다. 평생 못찾는 사람들이 대다수이다. 이 과정에 대해서, 조애 리프먼이 이야기하고 있다. '준비'가 곧 선택이라고.


기자 : "인생의 다음 단계를 찾는 탐색 → 분투 → 멈춤 → 해결의 단계는 사실 모든 분야에서 도약을 위해 필요한 과정입니다. 당신이 관찰하기에 보통 사람은 어느 부분에서 가장 힘들어하나요?“

조애리프먼 : "가장 어려운 단계이자 우리가 말하기 싫어하는 단계가 바로 ‘분투’입니다. 이전의 정체성을 버렸지만 새로운 정체성을 찾지 못했을 때죠. 비참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성공의 길로 순항하고 있는데 나만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 같아, 막막하지요.

문제는 우리가 위대한 변화를 원할 때 이러한 지저분한 중간 부분을 건너뛰고 바로 ‘탐색’에서 ‘해결책’으로 넘어가려고 한다는 겁니다.

“마크 저커버그, 대학생에서 억만장자가 되다니. 대박!” 이런 식이죠.

신데렐라, 스파이더맨, 슈퍼맨, 아메리칸 아이돌을 보면 다 그렇게 단번에 히어로가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를 쓰고 뭔가를 하려고 할 때, 잘 되지 않으면 ‘내가 문제가 있다’고 착각합니다. 절대 그렇지 않아요. 누구나 어려움을 겪고 있고, 사실 ‘분투’야말로 ‘넥스트 로드맵’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입니다.”

“선택은 ‘극기’나 ‘포기’가 아니라 준비의 문제입니다. 다음 커리어에 성공한 사람들은 전환을 하기 훨씬 전부터 그 여정을 시작하고 있었어요. 어떤 이들은 자신이 전환을 향해 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시작한 경우도 있습니다. 취미, 부업 또는 단순한 관심사로 시작했을 수도 있죠. 경험을 수집하는 것, 첫 번째 단계인 ‘탐색’이 바로 이 단계죠."




섭식장애를 이야기하는 중이었지만, 맛집 아니면 다이어트 둘 중 하나가 전부가 되어버린 사회적 분위기에서는 결국 직업과 관계의 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지막은 절식과 폭식과 다이어트와 살, 그 일차적인 문제로 돌아가보려고 한다. 성취하고 자기실현을 해도 인간은 먹고 싶도록 만들어졌으니까. 먹으면 생기는 군살은 여전히 거기에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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