눅눅한 기억 속 짙은 달콤함 한 조각
마음이 흘러내린다.
손 끝도 발 끝도 무기력한 오후, 시간이 지나가는 것조차 무의미한 어린 시절의 공기. 삶은 텁텁했고 억지로 삼킨 밥은 목구멍에서 까끌거렸다. 뒷 방 창고에선 쥐들이 후다닥 거리며 숨을 곳을 찾았고, 어두컴컴한 화장실은 발을 헛디딜까 무서워 오줌보가 터져라 꾹 참아야 했다.
도망칠 곳 없었던 시골, 텔레비전도 없는 작은 가게. 날 선 엄마와 시간을 죽이며 버텨야 했던 내게 해방감을 주었던 곳은 동네 슈퍼마켓이었다. 마흔을 바라보는 지금에도 그 시절의 슈퍼마켓이 꿈속에 등장한다. 새콤달콤이 있던 진열대, 우유 냉장고가 있던 뒤 쪽 공간, 손이 닿지 않는 위 칸에 있던 초코파이, 너저분하게 쌓여있던 주방용품들. 물건들도 그 위치도 생생하다. 어릴 때 내 꿈은 슈퍼마켓 사장과 결혼하는 것이었단다.
꼬깃꼬깃 넣어둔 용돈을 가지고 가 주인아줌마 눈치를 보며 한참 고민 끝에 골라들던 것은 그중에서도 비쌌던 버터 코코넛, 버터스카치 사탕. 깡마른 몸에 입도 짧고 늘 속이 좋지 않아 서너 개 먹으면 끝이었지만 왜 그 기름진 달콤함이 그리도 좋았던지. 그 두 가지 상품들은 삼십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인기다. 버터와 설탕의 조합은 영원한 진리이니까. 아직도 버터스카치 사탕을 입에 물면 그때, 눅눅하던 일상의 묵직한 달콤함이 떠오른다.
마음이 흘러내리는 오늘, 도망칠 곳 없는 집콕 생활에 그때의 맛을 고급스럽게 재현해보고 싶다. 버터향이 아닌 진짜 고메 발효버터와 진한 풍미의 스카치 시럽으로.
버터가 풍미를 돋우는 음료인 만큼 고급스러운 고메 버터를 사용해야 한다. 설탕 대신 원당을 넣어야 버터와 잘 어울리며, 우유 또한 진한 것을 사용해야 한다. 혹시 너무 느끼하지는 않을까 생각한다면 딱 버터스카치 사탕 정도의 맛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아이스로 마시면 깔끔함이 돋보인다.
재료 : 고메 발효버터 10g (미리 소분해 냉장 보관), 원당 10g, 버터스카치 시럽 30ml, 블루밍 블랜드 에스프레소 샷, 스팀 우유, 캐러멜소스
1. 고메 버터, 원당 10g, 버터스카치 시럽 30ml, 그리고 에스프레소 샷을 컵에 넣어 잘 녹인다. (에스프레소 샷은 투 샷 기준)
2. 1에 얼음을 가득 담고 스팀 한 우유를 부은 뒤 고운 거품을 위에 올려주고 캐러멜 드리즐을 가장 나중에 올린다.
*1번의 재료에 스팀 한 우유를 넣고 캐러멜 소스를 얹으면 핫 버전의 버터스카치 크림 라테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