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P의 직장생활 극복기 2
최대한 버텨보려 했지만 결국 퇴사했다.
그렇게 내 첫 직장생활은 허무하게 끝을 맺었다. 휴식기에는 정신병원(정신건강의학과)을 다녔다. 집 밖을 나서면 30분도 채 버티기 힘들었다. 숨이 잘 안 쉬어졌다. 언제든 또다시 쓰러질 것 같다는 두려움이 나를 집어삼켰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정신과 약을 먹었다. 완치는 굉장히 어려웠지만, 언제까지고 집에 누워있을 수 없었다. 일을 해야 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돈을 벌어야 했다. 그래서 나는 첫 직장 퇴사 6개월 만에 다시금 취업 준비를 시작했다.
직장 선정의 조건은 첫 째도 거리, 둘 째도 거리, 셋 째도 거리였다. 출퇴근 시간이 길어서 공황이 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린 결론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크나큰 고통으로 나를 이끌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여러 회사에 제출했다. 그중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대충 입사했다. 구직을 시작하고 한 달 정도 됐을 때의 일이었다. 그곳은 마트 전단지를 디자인하는 대행사였다.
이 회사는 면접 날 회사의 단점을 줄줄이 늘어놓았다.
굉장히 솔직한 회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덜컥 입사를 했다. 하지만 그곳에서 일한 지 고작 5개월 만에 나는 공황이 심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래도 좀 더 버텨보려고 했다. 짧은 경력들만 가지고 있는 것은, 취업 시장에서 최악의 조건에 속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말을 듣고 본격적인 퇴사 준비에 돌입했다. 그 말은 다음과 같았다.
고객이 전화로 내게 한 말이었는데, 나는 실제로 그곳의 작업을 처음 한 날이었다. 심지어 상사의 컨펌을 받은 상태였다. 그런데 고객은 내게 불같이 화를 냈고, 이내 영업팀과 대표님에게 또다시 컴플레인을 걸었다. 사실 이 한 마디뿐이었다면 금방 잊힐 해프닝 정도로 끝났겠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날은 유난히 바쁜 날이었고, 다른 고객들도 저마다의 불만을 표출했다.
놀랍게도 이는 내가 고작 4개월 차에 접어들었을 때 생긴 일이었다. 경력이 짧은 직원에게 많은 책임이 주어지는 것은 비정상적인 일이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이날 퇴근하고 집에 도착하니 밤 12시였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일하고서도 실수가 있었다는 이유로 급여 줄어들자, 정신을 온전하게 유지하기 어려웠다. 숨이 가빠져서 황급히 화장실에 들어가 호흡을 고르기 일쑤였다.
결국 5개월 차가 되던 때, 퇴사를 고했다. 원치 않았던 조각 경력이 쌓였다. 나는 취업 시장에서 기피하는 사람이 되었다. 사실 그것보다도 더욱 문제였던 것은 뚝 떨어진 내 자존감이었다. 공황장애로 인한 두 번째 실패라고 생각했다. 고작 취업이 어떻게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겠느냐 반문하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취업을 하지 못하면 돈을 벌지 못하며, 이는 곧 1인분도 해내지 못한다는 뜻이 된다.
연이은 조기 퇴사에 나는 '멘붕'이 왔다. 다음에 또다시 취업을 하더라도 같은 이유로 퇴사를 하게 될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이 때문에 나는 회사 공포증을 얻고야 말았다. 그 이후로 내 목표는 이것이 됐다.
회사 안 다니고 돈 벌 수 있는 사람 되기
과연 성공했을까?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