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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토끼 Apr 20. 2020

좋은 점만 닮았으면 좋겠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고백





 

딸들은 자라고 나서 쉽게 엄마의 친구가 된다



딸들은 자라고 나서 쉽게 엄마의 친구가 된다.

어느새 훌쩍 자라 버린  딸은 엄마의 말동무가 되어 엄마에게 공감하기도 하고, 때때로 연민도 느낀다.

서울에 올라와 자취를 하면서 나는 종종 엄마와 긴 통화를 하거나 카톡을 주고받으며 안부를 나눴다.

하루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이런저런 수다를 나누다가 우연히 이런 얘기가 나왔다.


"나는 자식들이 엄마 아빠 좋은 점만 닮았으면 좋겠어."

 

어쩌면 엄마는 지나가듯 가볍게 한 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에겐 이 말이 상당히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사람은 누구나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그건 우리 부모님도 마찬가지다. 아버지는 결단력  있고 의지가 강한 분이라면 어머니는 다정하고 따뜻한 분이다. 물론 굳이 적진 않지만 두 분 다 사람인지라 단점도 있다.




부모의 사랑이 조건 없는 사랑이라면 사회에서 받는 사랑은 조건의 사랑이다



조건 없이 그저 자식을 예쁘게만 보는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자라, 우리는 유치원이나 학교에 들어간다. 학창 시절엔 나와 코드가 맞는 친구와 친하게 지내기 때문에 다소 안 맞는 친구가 있더라도 약간의 거리를 두면 그뿐이다. 하지만 학생의 신분이 끝나고 사회에 나와 생활하다 보면 그렇지가 않다.


때로는 나와 성향이 안 맞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일로 묶이기에 무작정 거리를 둘 수도 없다. 부모의 사랑이 조건 없는 사랑이라면 사회에서 받는 사랑은 조건의 사랑이다.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어야 사랑받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꽤 다양한 덕목이 필요하다. 상대방의 마음을 살 줄도 알아야 하고 때로는 오래 참을 줄도 알아야 한다. 가끔은 나와 적인 사람도 끌어안을 수 있을 만큼 내 마음의 그릇을 키워야 하기도 한다. 이러한 세상에서 부모의 좋은 점만 닮은 자식이 된다는 건 세상을 살아가는데 아주 든든한 자산이 된다.




그렇게 점점 둥글둥글하고 온유한 사람이 되는 거다



자식들이 부모의 좋은 점만 닮았으면 좋겠다는 따스한 소망엔 자식들이 어딜 가든 사랑받는 사람이길 바라는 예쁜 마음이 녹아있다. 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녀들이 남들에게도 그렇게 보였으면 하는 바람. 이런 부모의 지극한 염원은 자식이 세상에 나가서 좀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는 자양분이 된다.


한마디 말을 하더라도 예쁘고 좋은 말만 하며 사람들과 두루두루 잘 지낸다. 화를 낼 만한 상황이 오더라도 한 번 더 참으며, 한 걸음 물러나 생각한다. 그렇게 점점 둥글둥글하고 온유한 사람이 되는 거다.


모두에게 사랑받아야 한다는 부담을 가지진 않지만 너무나도 따뜻한 어머니의 사랑 때문에.

나는 더 노력하는 사람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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