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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새 May 13. 2024

14. 그림 재료 선택하기

내게 맞는 재료가 최고랍니다


재료에 따라 그림을 구분한다면 연필화, 동양화, 수채화, 아크릴화, 유화, 디지털 그림 등이 있을까요. 재료마다 저마다의 특성이 있으니 본인의 기질에 맞게 선택한다면 어떤 재료든지 다 좋다고 생각해요. 연필화라고 해서 초보자의 재료이고 유화라고 해서 전문가가 사용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재료는 그저 그림을 그리는데 수단일 뿐이니까요.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재료는 단연 연필입니다. 흔히들 4B연필을 미술 연필이라고 하지만 실제 스케치를 할 때는 너무 진하기 때문에 저는 HB, 2B 정도의 연필을 사용합니다. 더 깨끗한 밑그림이 필요하다면 더 옅은 연필을 쓴다고 해요. 연필화는 간단한 재료만으로도 그림을 완성할 수 있고 수정도 쉽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연필과 종이, 지우개만 있다면 무엇이든 뚝딱입니다. 재료가 간단하다고 하지만 요령을 조금 알아두면 더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명암 표현을 연필로 표현해야 하므로 종이에 흑연이 잘 흡착되도록 연필심을 뾰족하게 유지하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연필의 짝인 지우개는 대부분 필요 없는 것들을 지우는데 쓰이지만 흰 선이나 강조점을 찍을 때는 훌륭한 표현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너무 딱딱하지 않으면서 종이 표면을 많이 손상시키지 않는 일반적인 미술용 지우개를 사용합니다. 지우개로 흰 선 등을 표현할 때는 지우개를 사선으로 잘라 쓰기도 하지요.

종이는 미술 스케치북을 사용하도록 합니다. 일반적인 도화지로 많이 사용하는 켄트지는 표면이 평평하고 매끄러워 연필로 가는 선을 그을 수 있고, 지우개로 지워도 보풀이 일지 않고 번지지 않아 연필화 용도에 적합합니다. 색을 쓰고 싶다면 색연필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좋은 그림 재료입니다. 흑백으로 그렸을 때보다 색조가 들어가면 확실히 눈길이 가거든요.     


수채화도 간단한 재료로 그릴 수 있는 그림이지만 어느 정도의 연습이 필요하고 수정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시간을 들이면 느낌 충만한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휴대가 간편해 어디서든 쉽게 그릴 수 있지요. 필요한 용품으로는 수채물감, 붓, 종이 정도입니다. 수채화 용품은 한 번 구비해 두면 버리는 것 없이 오랫동안 쓸 수 있으므로, 학생용으로 나오는 저렴한 제품보다는 비싸지 않은 전문가용 제품으로 준비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수채화의 매력은 물맛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물을 사용하는 색의 농도 조절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물과 재료를 사용하는 숙련도가 필요합니다. 이런 이유로 특히 용지 선택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 스케치북은 물을 충분히 머금을 만큼 두껍지 않기 때문에 200~300g/m2의 용지를 선택하여 수채화의 특성을 연습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전문가용 수채화지는 거칠기의 종류에 따라 세목, 중목, 황목으로 나뉘는데 세목일수록 더 섬세한 표현이 가능하여 세밀한 작업이 필요한 동식물 세밀화나 인물화에 많이 쓰입니다. 이 외에도 면과 셀룰로오즈의 비율, 산성 존재 여부 등에 따라 각 제조사별로 다양한 종류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수채화용지는 일반 스케치북보다 비싸지만 종류에 따라 낱장 구매가 가능한 것도 있습니다. 여러 종류의 용지를 사용해 본 후 자신에게 맞는 종이를 선택하면 좋겠지요. 개인적으로는 다소 거친 느낌의 황목이 수채화의 물맛을 나타내는데 적합해 보였습니다.      


아크릴화는 수채화와 유화의 장점을 모아놓은 재료입니다. 유화처럼 선명한 색상이 나면서 수채화처럼 물로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수채화처럼 물을 사용하여 혼색이 가능하고 기름을 섞어 사용하는 유화와 달리 건조가 빠릅니다. 건조 후에는 그 위에 덧칠해도 색이 섞이지 않아 수정도 쉽습니다. 물을 조금만 사용하면 두껍게 바른 유화의 입체감을 나타낼 수도 있고요. 재료에 대한 호불호도 없어서 종이, 천, 플라스틱, 유리 등 다양한 재료에 그릴 수 있습니다. 회화뿐 아니라 공예품, 생활용품 등에도 활용합니다. 초보자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장점이 많은 재료입니다.


몇 가지 재료를 소개해봤습니다. 이 외 동양화와 오일파스텔, 가끔 모바일 그림 그리기 앱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유화는 물감에 기름을 개서 하는 재료라 냄새에 민감한 편인 제가 접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했어요. 유화 작업을 좋아하던 지인의 말에 따르면 빛 나는 색감과 독특한 질감을 나타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어떤 재료라도 그림 그리기에 나쁜 것은 없습니다. 꾸준히 연습해서 실력을 쌓아 자신만의 개성을 나타낼 수 있다면 딱 맞는 완벽한 재료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엔 지금 가지고 있는 재료를 이것저것 섞어 씁니다. 물감에 색연필, 크레파스, 펜 등등... 재료에 대한 깊이감은 떨어질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신나게 그리고 나면 만족해하는 편이랍니다.  물론 온갖 재료를 섭렵하여 멋진 작품을 그리는 대단한 분도 있긴 합니다. 솔직히 많이 부럽답니다. 재능도 있었겠지만 그만큼 노력했다는 증거일 거라는 생각에 존경심이 일기도 하지요.     


그림책 <나의 이름은> 중. 색연필+수채+마커+펜

요즘은 원데이 클래스를 여는 그림 공방이 많이 있습니다. 다양한 재료를 가볍게 사용해 볼 수 있다고 해요. 수작업뿐만 아니라 앱을 이용한 모바일 그림 그리기를 배울 수도 있더라고요. 그림 재료가 비싼 편인데 원데이 클래스로 내게 맞는 재료를 찾을 수 있다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휴일엔 다른 재료에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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