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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새 May 20. 2024

15. 일상이 예술이 되는 순간

지금 내 눈앞에 있는 것부터 그려보기


재료를 준비하고 기본기도 연습했다면 이제 그림을 그려볼까요. 그런데 무엇을 그려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그동안 무엇을 그려왔는지 떠올려볼까요? 어릴 적 그림 그리기는 어땠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요. 어린 조카의 그림을 보니 여느 작가의 추상화와 같이 난해한 낙서가 가득합니다. 엄마, 아빠라면서 사람 비슷한 것도 그리고 상상 친구 공룡이도 그립니다. 어떤 망설임도 없이 쓱쓱 잘도 그려냅니다. 기억나지 않지만 어린 우리들도 그렇지 않았을까요?     


아이들처럼 상상으로만 그림을 그리기 부담된다면 우리 주변을 살펴볼까요. 주위에는 그릴 것들이 차고 넘쳐납니다. 책상 위의 작은 물건들, 가족들, 내 옆을 지나쳐가는 수많은 행인, 파는 물건들, 나무들, 차들... 일상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가지각색 소재를 활용해 보도록 해요. 저는 심심할 때마다 손을 그렸습니다. 모양은 매번 달랐지만 내 손만의 생김새를 알게 되었습니다. 관찰하지 않았다면,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면 측면에 옅은 점이 있다는 것을 그냥 지나쳤을 거예요. 꼭 보물찾기 같아요. 어쩌면 인생을 예술적으로 사는 것은 유명한 화가들처럼 큰 화폭에 붓질을 하는 그런 대단한 일이 아닐지도 몰라요. 우리의 일상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고 이런 사소한 순간들이 모여 창조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예술적인 일상이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에는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크고 복잡한 것에 마음이 끌려 그리기 시작했다면 잘 그려야 한다는 부담감에 순수한 그리기의 즐거움이 반으로 줄어들 수도 있어요. 그러다가 결국 포기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처음부터 많은 것을 바라지는 말고 단순하고 지금의 내가 따라 그릴 만한 대상을 정해봅시다. 짧은 시간 안에 그려야 한다면 세밀하게 그리기보다는 러프하게 대강의 모양만을 그려놓고 나중에 색을 입혀보아도 좋습니다. 누군가에게 자랑할만한 것도 아니니 아무 거리낌 없이 그리고 색을 칠해 보렵니다. 형태가 다르면 어때요. 이건 업무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그냥 그림일 뿐입니다. 잘 그려야 한다는 굳은 마음가짐은 잠깐 마실 보내놓고 꾸준히 그림을 그린다면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썩 괜찮은 그림을 그리게 될 것입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꾸준히!입니다.      


<탤런트 코드>에서 저자 디니얼 코일은 평범한 사람도 천재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미엘린이라는 물질을 소개합니다. 미엘린은 뇌의 신경섬유를 둘러싼 인지질 물질로 이 미엘린층이 두꺼워지면 정신적, 신체적인 활동과 관련된 스킬이 향상된다고 합니다. 미엘린을 두껍게 만들기 위해서는 반복적으로 시도하고 실패하면서 실수를 바로잡는 심층연습이 필요하다고 해요. 그럼으로써 더 완벽하고 정확한 방법을 습득하게 되는 거죠. 미엘린은 감기만 할 뿐 풀리지 않아 습관을 없애기가 어렵다고 해요. 습관을 바꾸는 유일한 방법은 새로운 행동을 반복해서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것뿐이라고 합니다. 흔히들 습관이 내 몸에 남으려면 최소 21일에서 세 달이 걸린다고 하잖아요. 처음엔 어색하더라도 반복해서 꾸준히 그린다면 분명 몸이 알아들을 거라고 믿어봅시다. 내 손과 눈이 기억할 거라고 믿고 그리기를 멈추지 말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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