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초록 2510-2

단호박 꽃이 피었습니다

by 은새

맛난 먹거리가 풍성한 가을이 좋습니다. 얼마 전 단호박이 싸게 나왔길래 묵직한 걸로 골라왔지요. 찜솥에 푹 익은 단호박이 얼마나 달콤하던지 더 못 가져온 것이 아쉽기까지 했어요. 찌기 전 미리 긁어놓은 씨앗 일부는 언제가 텃밭이 생기면 심을 씨앗으로 갈무리해 두고, 일부는 다람쥐처럼 조금씩 까먹었어요. 남은 껍질은 빈 화분에 그냥 뿌렸고요.


그러다 어느 날 보니, 세상에나 몇 개 남았던 쭉정이 씨앗에서 싹을 낸 겁니다. 어느 식물보다 더 빠르게 잎을 내고 꽃봉오리까지 맺었어요. 날이 점점 추워지고 햇빛 드는 시간도 줄어드는 가을에 새싹이라니... 열매 하나 맺지 못할 샛노란 꽃을 하루에 하나씩 피워냈던 대견한 단호박입니다.

내년엔 꼭 봄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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