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인 것을 지키지 않는 것. 나의 일을 하고싶지 않은 이유.
각설하고, 저의 일을 싫어하게 된 계기는 간단합니다. 사업주들은 경력이란 방패를 들고 근로자로서의 기본적인 대우 조차 지켜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경력직은 신입보다 일도 잘 하고 능력이 있겠지요. 경력자에게 더 좋은 대우를 해주는 것도 맞는 말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 경력이 없는 시간동안의 저의 시간도 정말 소중합니다. 최저임금을 지켜주지 않는 매장에서 지는해만 바라보며 살고싶지않다는 말입니다.
저는 이런 시덥지않은 대우가 못마땅해 이 업계를 떴습니다. 그리고 제가 나중에 오너가 된다면 사실은 돈을 조금주고 일은 많이 시키고 싶다는 마음가짐으로 사람을 부리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제가 잘못된걸까요? 이 업계에서 오래 발담구고 있는 아버지를 가진 친구가있습니다. 물론 그 친구도 아버지의 업장에서 최저임금에 못미치는 임금을 받으며 헌신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 친군 제게 "할줄 아는 것도 없으면서 무슨 대우를 바라느냐" 라고 말했습니다. 제가 잘못말했습니다. 대우가 아니라 근로법의 준수를 이야기 했어야하는데 말입니다. 저희는 한참을 논쟁을 벌였습니다. 아무래도 사장의 입장과 근로자의 입장에 서서 이야기 했기에 긴 설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참 이상했습니다. 소비자마다 가격을 다르게 받는것은 영업이라는 이름으로 자유경제체제가 보장해주는 본인들의 권리라더니 근로자의 권리인 최저임금은 지켜지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 하는것이 말입니다.
제가 이 업계를 떠야겠다 마음먹게된 것은 크게 두가지 이유입니다.
첫째 근로자를 기만하는게 싫었습니다. 경력이라는 무시무시한 단어를 앞세워 노력과 열정만 강요합니다. 오픈에 실패한10년, 15년이 지난 경력자들은 결국 갈곳이 없어 5년차와 같은 대우를 받으면서 일해야 하는 현실이 한치앞도 모르는 우리들 앞에 있는데 말입니다. 사장님들은 사실은 인건비를 많이 들이고 싶지않아서 1-3년차들의 직원들만 고용하면서 말로는 경력이 없는 너희들을 데리고 있어주는것을 감사하게 생각해야한다고 말합니다. 어떤 일이던 직원의 입장으로 일을 할 적에는 배워야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최저임금을 주면서 직원들을 고용하는 사장님이 바보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친구는 제게 말했습니다. 수많은 직업들이 얼마나 돈을 못 벌고 근로시간 외에 근무를 하는지 아느냐고. 그 친구가 예시로 든 직업들은 이러합니다. 1)디자인 2)프로그래밍 등등 그래서 전 반문했습니다. 정당하느냐. 그것들이 정당하느냐 말입니다. 그 친구는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미래를 위한 발걸음이니 참으며 생각하며 발전하라더군요. 미래를 위해? 정말 제게 최저임금도 주지 않는 그 시장이 제 미래를 책임져 주는 것이 맞나요? 대체 누구를 위해 참아야 하죠? 그렇게 참으면 제가 그 모든 것들을 누릴 수 있다는게 확실하냐는 말입니까. 대답은 아니오 일 것입니다. 열정페이. 제 열정을 사장님들 배불리는데 이용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제 제 경력이라는 것은 그저 돈을 조금 주기위한 가림막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라떼는 말이야 라는 말을하며 열정을 운운해도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덧붙여 더는 라떼는을 운운하면서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본인들이 겪었던 불합리함과 부조리함을 되물림 하는 것은 잘못된 행보라고 생각합니다. 또 최저임금 이하를 주지만 본인이 받았던 임금보다는 많으니 좋은 사장이다 라고 생각하신다면 고객님들에게 그때 가격 그대로 물건을 제공해주시어 그 생각에 완벽성을 더하시길 바랍니다.
둘째 소비자를 기만하는게 싫었습니다. 일단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제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라면 도대체 어떤 업계이길래? 라는 의문이 생기실 수 있을겁니다. 왜냐면 이제 곧 배신감을 느끼실예정이거든요. 일단 손님들마다 가격을 다르게 받는 업장이라면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제가 가서 구매할 땐 35000원인 A제품을 제 친한 친구가 25000원에 같은 매장에서 구매한 경우를 말입니다. 제가 일한 산업은 대부분 이렇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풍토적인 문화가 싫었습니다. 판매자가 소비자를 판단해서 금액을 다르게 부르고 정확성을 따지는 소비자는 피곤해 하다고 말하는 것이 불편했습니다. 내가 소비자로서 이런 대우를 받고싶지 않은 것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속임수를 쓰고싶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저의 생각은 자유경제체제에 맞지 않는 발상이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소비자에게 A제품을 B제품으로 속여 판매하는 것은 어떤 체제에 합당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먹고 사느라 어쩔 수 없으니 생존권일까요? 라임사건만큼 큰 문제는 아니니 사기가 아니라 귀여운 거짓말 그 이하입니까? 그들은 하나같이 영업이라 어쩔 수 없다는 합리화를 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전 그저 거짓말 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 입니다. 적어도 같은 매장을 이용하는 고객에겐 같은 금액을 받는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고객은 제품에 대해 많이 알면 안된다는 발언을 입 밖으로 내는 것을 참았어야 합니다. 입밖으로 내는 순간 본인도 알권리를 잃은 소비자가 된다는 뜻이 될테니까요.
이 업계에서 일하다 보면 제게 자꾸만 다른 업계를 비교하며 너는 그 상황보다 낫다는 말로 어설픈 자기 행동에 대한 합리화를 하는 높은 분들이 있었습니다. 물론 본인의 젊은 시절에 비하면 너는 호사라는 말은 꼭 빼놓지 않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 반대로 더 좋은 상황을 누리면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저는 그들의 삶 하나하나 부러워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보다 어려운 환경에 있는 사람을 저의 위로로 그들을 폄하하지도 않습니다. 남들의 인생보단 저에게 집중하고 제게 필요한 것들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그렇기에 기본적인 것은 지켜진다는 마음에서 나오는 여유가 저는 필요합니다. 기본적인것들이 지켜져야 이 직업에 대한 나의 열정과 사랑을 확인 할 수 있고 단순노동 아르바이트보다 경제적인지에 대한 비교를 멈출 수 있을테니까요. 일에 대한 열정과 발전은 본인이 생각해야할 일을 해야할 본인의 문제입니다. 최저임금도 안되는 돈으로 일을 시키며 열정이 없다는 말로 시간의 주인들을 힘들게 할 권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에서 가장 길게 다녔던 직장은 1년 남짓입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제게 손가락질 하기도 합니다. 참을성과 인내심이 없다고 그런식이면 어떤일도 할 수 없다고. 누군가의 시선에선 충분히 가능한 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 워킹홀리데이를 통해 기본적인 대우만 된다면 참을성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제게 증명해보였습니다. 그렇기에 타인의 시선이 두려운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아는척하지 말았으면 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생각이 다르듯 그들이 겪은 현실도 다 다를테니 말입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지요? 정직한 사람은 바보취급을 받는 이 업계를 저는 떠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