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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루 Jun 24. 2020


길을 걷고 있습니다.


오른손은 엄마의 손을 잡고


왼손은 아빠의 손을 잡고 


걷고 있습니다.


저기 보이는 높은 건물과


시큼한 바람 냄새


한 여자아이의 웃음을 보다


오른손을 놓쳤습니다



더 길을 걷다가


올라가는 풍선을 잡기 위해


왼손마저 놓아버렸습니다


그렇게 얼마간 혼자 걸었습니다


혼자 걷다가 손이 시려서 


주머니에도 넣고 손을 비비다가


손을 잡아주는 사람을 찾았습니다


다시 나의 오른손은 내 아내의 손을 잡았고


오른손에는 한 작은 아이의 손이 들어왔습니다


아내의 손은  어머니의 손처럼


작은 아이의 손은 나의 손만큼 커졌습니다


추운 건 싫은데


한 손은 놓아주어야 할 손이고


나머지 한 손은 다시 놓쳐 버릴까


무섭습니다.


2015년 2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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