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다음 날 아침 8시 36분(으로 추정)
그렇게 쓰임새를 마주친 후, 파란색 간선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와, 멍한 상태로 지쳐 쓰러지듯 잠에 든, 그 바로 다음 날 아침.
눈을 뜬 순간,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었다.
누군지도 모를 사람이 같은 침대 위, 내 바로 옆에서 누워 있었으니까. 하필 내가 벽에 가까이 누운 탓에, 몰래 일어나서 거리를 벌리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이 난리가 나는 와중에도 가만히 누워있는 것을 보니 내가 힘차게 내지른 그 비명 소리를 못 들었나 싶어 얼굴을 확인하려는 찰나,
“끄…아아아아으아!”
참았던 만큼 더 크고 긴 비명을 내지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는 이내 당연한 수순으로,
나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시간이 얼마나 지난 것일까.
인터넷에서 본 글이 새삼 떠오른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햇살이 비치고 새가 지저귀고 몸이 개운하다면 분명 지각을 하거나 약속에 늦었다는 불길한 징조라고.
잠깐, 새가 지저귀어?
“으… 으읍…”
개운함을 느끼려던 찰나, 다시 정신이 되돌아왔다. 나는 눈을 뜨자마자 반사적으로 구석에 몸을 기대어 경계태세를 취했고, 그는 -아니 그 생물체는- 내 방에 놓인 유일한 네 발 의자에 얌전히 두 손을 모으고 앉아 나를 관찰하고 있었다. 언제부터 인지는 모르겠으나, 몸은 그대로인 채 시선만 나를 따라 돌리는 것이 딱 그런 모양새였다.
“뭐.. 뭐예요. 누구세요.. 아니, 뭐.. 세요?”
도무지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는 것에 답답함을 느껴, 용기를 쥐어짜 내 내가 먼저 질문을 던졌다. 다소 무례할 수도 있어 보일 테지만, 저런 질문을 던진 이유는 분명했다.
그 생물체는 사람 같기도, 사람이 아닌 것 같기도 했다. 언뜻 보기에도 나와 비슷한 키에, 팔다리도 멀쩡히 달려있고, 다소 민망하게 착 달라붙은 타이즈 같은 옷을 입은 덕에 오히려 체형이 비슷하다는 것까지도 빠르게 눈치챌 수 있었다.
그런데, 단 한 가지, 너무나도 중요한 것이 나와 달랐다.
그 몸뚱아리 위로 달린 것은 내 머리와 얼굴이 아닌,
새의 대가리였다.
새대가리가 달려있었다.
그때,
그… 것이 소리를 냈다.
분명 들어본 적이 있는 그 소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