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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루 do rough Aug 16. 2021

-8, 잠시, 임시보호중.

프로젝트 任保中

맞는 말이다. 그렇게 이것저것 다 쌓아놓고 사는 것처럼 얘기했지만, 막상 지금 내 방의 밀도는 그리 높지 않다.


“아 그게요… 임시보호 중인 아이들이 있어서…”


“임시보호중?”


설명하자면 또 그가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볼 것 같은데.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그의 손을 붙잡고 현관문으로 그를 이끌었다.


“이건 가면서 설명할 게요. 일단 나가요.”


적잖이 당황한 눈치였지만, 이내 그는 순순히 나에게 이끌려 나왔다.




“별로 아무렇지 않은 가봐요?”


“음?”


“바깥 풍경이요. 전혀 다른 세상인 거 아닌가?”


“음… 그렇긴 한데. 곧 익숙해지겠지.”


감정이 없는 사람인가. 아니 사람이긴 한 것인가.


“여튼, 그 임시보호 중인 물건들에 대해서도 얘기해 줄게요. 그러니까…”


그렇게 나는 그에게 ‘임시보호중’이 어떤 의미인지 설명하면서, 놀라지 않은 척을 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어리둥절한 그를 데리고 집 근처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대충 한 시간은 족히 걸리는 거리이니, 설명할 시간은 충분했다.






“아하… 그러니까 그 물건들을 내놓은 건 아니고 잠시 빌려드렸다는 거로 구만.”


“물건들 보다는 자식들이라고 해주세요.”


“그래, 자식들. 그 자식들은 좀 어떤가?”


“네? 어떻다니요? 그냥… 멀쩡하죠.”


“음… 아닐세. 직접 보면 알게 되겠지.”


또 시작되었다. 그의 쓸모없는 이야기가. 그래도 다행히 지하철역에서 내릴 즈음이라, 금세 그는 조용해졌다. 다시 어안이 벙벙해진 것이겠지.

왠지 그런 그의 모습을 보는 것이 흥미로웠다.






[임보중-쓰임새] 일정 및 품목 안내



(생략)

○ 전시품목 : 총 11점 (품목, 품명, 소재 및 컬러, 사이즈, 무게, 수량, 브랜드 순)

1) 의자/88스툴_city blue/상350π 하540π H430mm/철재분체도장/4.8kg/1EA/rareraw

2) 의자/88스툴_Stainless steel/상350π 하540π H430mm/스테인레스스틸/4.8kg/1EA/rareraw

3) 조명/포-스탠드 라이팅/블랙/W300 D300 H1200/철재분체도장+전구/4kg/1EA/rareraw

4) 의자/첫번째 바스툴/스테인레스스틸, 플라스틱/4kg/2EA/rareraw

5) 수납장/워크스토리지 랙(미드나잇블루)/스틸분체도장/5kg/1EA/rareraw

6) 캔들/Bauhaus Trio/1SET/hap

7) 전구/T32-L/주광/지름32π L300mm/220V-40W/1EA/일광전구

8) 엽서/100films, 100posters(2019,전주국제영화제기념포스터엽서)/113x162/2EA

9) 화병/사각 화병/BLACK/세라믹/1EA






     『앞뒤로 30날』은


삶의 크고 작은 분기점의 앞뒤로 30일 동안 매일 글을 쓰면서, 자신을 마주하고 마음을 다 잡는 솔직한 고백이자 성찰의 기록입니다. 매일 남은 혹은 지난 날짜를 체크하며, 주제에 따른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려 합니다.


앞뒤로 30날을 기록하고 싶으신 모든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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