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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루 do rough Sep 06. 2021

+8, 그리고, 마주하는 법.

세 번째 징크스

나는 운전면허 주행시험을 두 번 떨어졌고, 세 번째 시험을 벌써 다섯, 아니 일곱 번째 미뤘다.


그는 채용과정에서 두 번의 실패를 경험했다. 다행히, 세 번째 실패는 없었다.


나는 두 권의 매거진을 발행했고, 세 번째 이슈를 올해 안에는 발행할 예정이다. 올해는 162일, 아니 이제는 117일 남았다.


그는 쓰임새를 찾는 세 번째 여행을 계획 중이다. 첫 번째는 동해시 묵호항, 두 번째는 여수 돌산읍이었다.


나는 두 번의 공황 발작을 겪었다. 세 번째는 절대, 절대로 없어야만 한다.






저번에 얘기한 것처럼(-27. 삼세판.), 세 번째 승부의 긴장감을 견디기에 나는 너무 나약하다. 세 번째가 곧 끝은 절대 아닐진대, 세 번째 다음은 없을 것만 같다. 그 이상을 견디고 덤빌 자신이 없는 것이다.


첫 번째로 쓰임새를 마주한 것은 벌써 꽤 오래 지난 일이 되었다. 말로 하니 조금 뭣하긴 하지만, '그'와 함께 지내는 것도 이제는 슬슬 편할 정도니까. 지금이라면 다르겠지만, 처음 마주한 그 놈은 너무 낯설고 충격적인 존재였기에, 나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그 자리에서 얼어있었다.


두 번째는 얼마 전. 처음과는 만난 장소부터 서로의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달랐다. 처음과는 정반대로, 그 놈은 나를 약 올리듯 관찰했고 나는 그 짓을 철저히 방관하고 무시했다. 서로의 존재를 인식한 채 이루어진 두 번째 만남은 생각보다 싱겁게 끝이 났다.


내가 그 놈을 잡아 오기는커녕, 흔적 하나도 남길 수 없겠다는 것이 확실해지고 나니, 그 놈은 그저 귀찮고 성가신 존재가 되었다. 여전히 내 쓰임새는 변변치 못한 쓸모를 지니고 있었고, 온몸이 허옇기만 한 것이 영 별로였다. 게다가, 그나마 그 무용담을 반가워할 만한 사람도 시큰둥하게 여기다 보니, 마치 김이 다 빠져 밋밋하게 식어버린 맥주처럼 그저 그런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이제 다음은 세 번째. 


세 번째 만남에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리는 어떤 날에 어떤 장소에서 마주칠까? 그때는 또 어떤 분위기 속에서 서로를 대할 것인가?

한 번은 지고, 한 번은 이긴 것 같은 이 상황 속에서. 아니, 누가 이기고 지는 것인지도 명확하진 않지만, 어쨌든 끝은 내야 할 이 상황에 대해서.


머리 아픈 문제는 잠시 치워 버리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나는 왜 쓰임새를 찾고 있는가에 대하여.


그간 있었던 일들을 되짚어보면, 무언가 단서라고 할 만한 것이 나오지 않겠는가.






     『앞뒤로 30날』은


삶의 크고 작은 분기점의 앞뒤로 30일 동안 매일 글을 쓰면서, 자신을 마주하고 마음을 다 잡는 솔직한 고백이자 성찰의 기록입니다. 매일 남은 혹은 지난 날짜를 체크하며, 주제에 따른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려 합니다.


앞뒤로 30날을 기록하고 싶으신 모든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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