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주최 측의 사정으로 무기한 연기되었습니다만
제목: 쓰임새의 쓰임새를 찾아서
부제목: 아이들을 입양해 주세요!
내용:
빌롱잉스의 스튜디오에 임시보호중인 아이들을 입양하실 분을 찾습니다. 부디 아이들의 쓰임새를 찾아주세요. 아이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입양 대상 : 총 5종 (품목, 품명, 소재 및 컬러, 사이즈, 무게, 수량, 브랜드 순)
1) 의자/88스툴_city blue/상350π 하540π H430mm/철재분체도장/4.8kg/1EA/rareraw
2) 의자/88스툴_Stainless steel/상350π 하540π H430mm/스테인레스스틸/4.8kg/1EA/rareraw
3) 조명/포-스탠드 라이팅/블랙/W300 D300 H1200/철재분체도장+전구/4kg/1EA/rareraw
4) 의자/첫번째 바스툴/스테인레스스틸, 플라스틱/4kg/2EA/rareraw
5) 수납장/워크스토리지 랙(미드나잇블루)/스틸분체도장/5kg/1EA/rareraw
쓰임새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아이들의 안식처를 만들어 주세요. 이 아이들의 엄마, 아빠가 되어 쓰임새를 꼭 찾아주세요. 자세한 입양 방법을 문의하고 싶으시면 아래 적힌 연락처로…
(생략)
하지만 아쉽게도, 이 사이드 프로젝트는 주최 측, 아니 나의 사정으로 인해 무기한 연기되고 말았다. 그 사정이라는 것은, 내가 아이들에게 갖고 있는 열등감, 부러움, 아쉬움, 그리고 질투심 등이 울컥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비록 내 것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오랜 시간을, 장장 1년 간을, 떨어져 지내고 있지만 그래도. 그렇더라도 내 소유인 아이들이니까.
막상 아이들을 남의 손에 맡기려니 괜히 자꾸만 머리를 긁적이고 헛기침을 내뱉게 되는 것이다. 그래도 되나, 이게 맞나. 그 심정을 그대로 옮기자면, ‘그래도 내 건데…’ 정도일까.
미니멀리스트의 삶을 지향하는 맥시멀리스트인 나는 변하지 못했다. 나의 것을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하거늘, 그렇게 하지 못했다. 나누고 버려야 얻을 수 있는 것을 나는 얻지 못했다.
나는 여전히 양 손 가득한 삶을 원하나 보다.
그러니까 언젠가는, 아마도 곧, 아이들을 찾으러 갈 것이다. 반드시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