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걸음마다 울력걸음

by 제노도아

다시 가 보고 싶었다.

주황빛 노을이 부챗살처럼 펼쳐지던 그곳,

산과 바다를 같이 볼 수 있는 그곳이 내 발길을 끌었다.

30여 년 전, 외포리에서 배를 타고 내려다본 물은 황하였다.

중국의 황하는 ‘물 한 말, 진흙 여섯 되’라고 일컫는 탁류이다.

산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자연스럽고 다정했다.

어스레한 산길을 내려오며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그곳을 마음에 담았다.


어느 즈음,

시작의 빛깔만 고울뿐 시간은 갈수록 시름없는 탁류가 되기도 한다.

보늬 같은 마음에 골 깊은 상처가 나기도 한다.

그러나 긍정적인 생각과 진솔하고 귀한 인연은 탁류를 정화한다.

산그늘은 사람 사는 동네에서 제 숨결을 고른다.

담백하고 은근하게 나누며 살아가라고 산자락을 드리운다.

한결같이 노을빛이 고운 그곳.

지금 외포리에는 그곳으로 가는 배가 없다.

바닷물도 맑은 하늘빛, 예전과 다르다.


탁류를 헤칠 때,

마음가짐이 우선이지만

걸음걸음마다

울력걸음(끼어서 함께 걷는 걸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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