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그리나, 하늘 사진에 담다

by 제노도아

가로수 사잇길로 한 여자의 뒷모습이 보인다.

긴 머리에 늘씬한 키,

가슴은 두방망이질이다.

잰걸음으로 그 뒤를 따른다.

건널목에서야 걸음을 멈추고 바라본다.

네가 아니다.


늘이 새퉁맞게 푸르다.

네 언니는 어떤 하늘 사진을 찍을까!

내 앞에서 눈물을 감추고, 네 몫까지 하려 애쓰는 모습이 때론 더 애처로워 짐짓 모른 체한다.

너 떠난 뒤, 네 언니는 너와 함께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았다.

하늘 사진!

네가 있는 그곳과 우리가 머무는 이곳을 이어 줄 수 있는 하늘...

네 언니는 하늘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둘이 함께 맞볼 수 있는 하늘을 눈으로, 가슴으로 담았다.

나름대로의 보듬기를 한 것이다.

하늘 사진에는 흐린 날과 맑은 날, 눈 내리는 날과 비오는 날, 꽃이 피고 지는 날들이 어우러져 있.

하늘과 땅의 맘이 하나인 것처럼...

사랑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아도 보인다.

마음의 사진으로 깊이 새겨진다.

해마다 생일이면,

'엄마, 낳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정겨운 문자를 보냈던 너.

마음씨, 말씨, 솜씨가 좋았던 너...

너의 밝은 웃음소리가, 그립다.


낯선 동네의 들머리에 선 듯,

오늘도 너의 부재는 설고 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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