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의 길, 그곳에는

내 맘 속 고향의 빛

by 제노도아

오솔길 그늘이 짙다.

산바람이 옷깃을 스친다.

호랑나비가 제자리를 뱅뱅 도는 곳.

햇살 어린 날, 희끄무레한 날도 그곳을 떠나지 않는다.

수컷 호랑나비는 일정한 곳을 맴돌며 나는 성질이 있는데, 그런 길을 '나비의 길'이라고 불렀다.


애벌레, 번데기의 단계를 거쳐 성충 나비가 되기까지 나비는 성장통처럼 인고와 경이로움을 겪는다.

많은 이들이,

다붓다붓 모여 살던 고향을 떠나 성장통을 겪으며 제2의 고향, 제3의 고향에 머문다.

시간이 흘러 반백의 머리가 될 즈음이면, 타향 같았던 고향의 손짓에 조금씩 눈길이 간다.

산허리를 휘어감던 골안개로 구름 속에 잠긴 듯하던 산.

신을 벗고 찰방거렸던 시냇물의 송사리와 물방개, 가재...

꽃가람이 눈에 선하고, 은하수와 반딧불이도 손에 잡힐 듯하다.

배실배실 웃던 옆집 친구와 푸슬푸슬 웃던 옛 짝꿍도 떠오른다.

가끔씩 들려오는 고향 소식에 무심했던 귀가 열린다.

낯선 듯 낯익은 듯 아슴아슴한 기억 저편이지만 사라지지 않은 조각들이 별 모양으로 빛난다.


그런 때는 조심스레, 발길을 옮긴다.

내 마음이,

내 고향이,

나비의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