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섬돌에 걸맞는 신발

by 제노도아

겨울, 눈이나 비가 내리면

살얼음판 바깥 첫걸음이 조심스럽다.

할아버지의 옛집, 섬돌(신발돌)이 아른거린다.


겨울이면 미끄러지지 않게 섬돌 위에 짚방석을 둘렀다.

멈춘 발걸음과 그 발을 감싸던 신발의 휴식처인 섬돌.

윗대가 그러셨듯이 할아버지도 섬돌을 소중히 여기셨다.


예전 서민들 섬돌 위엔, 주로 짚신이 있었다.

왕골 짚신, 부들 짚신, 고은 짚신, 엄 짚신,

눈 올 때 신던 장화 모양 짚신 둥구니신, 드물게 고무신도 있었다.

비 올 때 신던 나막신은 광 속의 허드레 물건과 지게 사이에 있었다.

부잣집 섬돌 위엔

갖바치가 천이나 가죽, 나무 등을 적절히 결합해 만든 고급신들이 놓였다.

여자들은 꽃무늬와 자수 화혜, 붉은 가죽 적혜, 구름무늬 은혜 등을,

남자들은 목혜, 흑혜, 태사혜들을 신었다.


신발과 관련된 속담이나 격언들이 많다.

그만큼 신발은 우리 생활과 건강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

내게 맞는 신을 신고, 적당한 걸음으로 걸어야 무탈하다.

크거나 작은 신, 어울리지 않는 신을 신으면 짚방석 없는 겨울 섬돌이 된다.

비싸고 좋은 신이 아니라, 편안하고 거늑한 신발을 선택해야 한다.

나의 섬돌에 걸맞은 신발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