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노랑나비가 되어 대서양을 건넌 너

그 바다 너머, 너는 노랑나비가 되어 내 곁에 날아들었다

by 제노도아

바람결의 약속,

잠시 머물다 간 노랑빛

꽃잎보다 가벼운 그 날개에

말하지 못한 말들이 실려 있어.

시간이 멈춘 듯한 찰나,

숨결도 닿지 못할 경이로움.

네가 날 찾아,

우리를 찾아서,

먼길 대서양 한가운데 날아들다니...

너는 내 컵 안에 미동도 없이 머물렀어.

나는 눈물 그렁그렁한 눈으로

말없이 너를 보았고

너는 조용히 내 맘 헤아렸어.

너는 그렇게 다녀갔지.

대서양을 건너온 슬픈 날갯짓,

넌 노랑나비로 찾아왔어.

내 마음에 잠시 기대 있던 네 모습.

사라지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너는 말해주었지...


대서양 한복판, 크루즈의 선덱 위.

잔잔한 물결과 북유럽의 바람이 함께 춤추는 그 순간, 날아온 한 마리 노랑나비.

끝없는 바다,

삽상한 바람,

나비가 있을 리 없는 바다 한가운데 너는 노란 날개를 달고 날아왔지.

세상이 모르는 길로 내게 온 듯 너는 나를 향해

아무 망설임 없이,

아무 두려움 없이,

날아와 가만히 내 컵 안에 앉았어.

너무 놀랍고 가슴이 벅찼지.

너구나...

내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내 딸이구나.

함께 가고 싶어 하던 북유럽, 이 여행길에 인사하러 왔구나.

네 방식대로 여기 도착한 거구나.

비록 육신은 아니지만, 간절한 사랑은

바람을 타고, 바다를 건너 우리에게 날아온 거였어.

나는 네 마음을 알았고,

너는 나를 잠시 느끼고 다시 하늘로 날아올랐지.

바다보다 깊은 그리움 위로...


너른 바다와

바람조차 말을 잃은 고요 속.

작고 노란 너는 어디선가 날아와 내 앞에 앉았지.

내가 들고 있던 투명한 컵 안, 놀라움에 숨이 멎었어.

노랑 날개로 바다 건너온 너를

우린 떨리는 숨결로 눈물 속에 담았어.

믿기 어려운 이 현실 앞에

가슴 끝까지 젖은 눈으로 바라보았지.

내가 그리 안타깝게 보낸 내 딸,

보내고도 아직 보내지 못한 내 딸.

그 길 위에 넌 우리를 따라온 거였어.

네가 없는 세상을 내가 애써 견디고 있듯이,

너는 우리 없는 세상에서도 우리를 놓지 않았던 거지.

그 순간은 내 마음에 끝없이 머물 거야.

너는 노랑나비가 되어 바람 따라 나를 찾아왔고,

햇살보다 가벼운 날개로 내 슬픔 위에 살며시 앉았어.

'엄마, 괜찮아.

나 여기 있어. 늘 곁에 있을게.'


네 마음이,

내가 너에게 갈 그날이 올 때까지

더할 나위 없는 따뜻한 위로가 될 거야.

너는 다시 날아갔지만

네가 다녀간 마음자리에는 끝없는 기다림이 피어나.

네 사랑은 그대로 머물고 있어.

노랑나비 한 마리, 넌 나를 보듬고

나는 또 한 번 너를 보냈어.

그렇게 나는 너를 안고, 보내고, 너를 사랑해.


♧ 내 이야기를 듣고, 친한 벗이 쓴 詩


-노랑나비로 피어난 너의 숨결-


북유럽 바다 여행의 꿈을

너는 진작에 알았나 보다

삶의 무게 훌훌 털고 떠나는

여행길 설레는 마음을

가슴 콩닥이며 너는 기다렸나 보다

파랗게 시리며 부서지는 하늘빛과

익숙한 과일 향기에 이끌려

뜨락처럼 살포시 주스잔에 내려앉은

노랑나비 한 마리

이렇게 엄마와 너는 북유럽 바다 한가운데서 만났다

투명하게 하늘거리는 천사의 날갯짓

너울대며 하늘에 퍼지는 샛노란 너의 미소

아무 곳에나 떠날 수 있는 너는

그립고 또 그리워서

함께 만날 여행을 사무치게 기다렸나 보다

영원의 추억 여행을 또 하나 만들기 위해

너의 날갯짓은 프시케의 눈부신 화신

간절한 그리움의 향기 가득 품은 꿈속의 별

하늘까지 닿은 사무친 마음을

슬픔으로 가슴 저미는 아픔을 안고

너는 이렇게 향기 나는 나비가 되어 함께하고 있구나

너의 숨결을 온 우주에서 맡는다

너의 부드러운 손길을 꿈결처럼 느낀다

사랑하는 마리따!

환희와 영원한 생명의 정령이여

못 견디게 그립고 또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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