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꿈결 따라 내게 오는 길

울지 말아요, 나 여기 있어요

by 제노도아


*떠난 딸의 이야기는

열 번의 글, 열 번의 눈물입니다.

오늘은 잠시 펜을 내려놓고,

숨 고르기 하며 딸의 속삭임에 귀 기울여 봅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그리움 한 장,

딸이 바람결에 전해준 사랑,

그 목소리를 조용히 전합니다.


엄마!

오늘 하늘은 소복소복 쌓인 눈처럼 하얀 구름이 가득해요.


어젯밤 꿈에서 나를 보고 반겨주던 울 엄마.

엄마는 반가워 눈가에 금세 이슬이 맺혔고,

나는 말없이 엄마를 바라보며 그냥 웃었어요.


내 이야기 쓰느라 마음 힘든 엄마가

오늘은 잠시 숨을 돌리고 쉬길 바라요.

처음에는 종종 엄마를 찾아 나섰지만,

지금은 잘 나타나지 않아 서운하지요?

미안해요, 엄마.

나도 자주 만나고 싶지만 그럴수록 그리움이 더 짙어져서요...


나 떠난 뒤 몸과 맘 많이 아팠던 엄마.

엄마가 울고 또 우는 걸 난 빗속에 숨어서 보곤 했어요.

비가 내리면 창가에 앉아 하염없이 빗줄기를 바라보던 엄마.

나도 그 속에 머물며 엄마 옆에 있었어요.

조심스레, 아주 가까이.


엄마는 슬픔을 감추고 겉으론 강한 척하지만 난 알아요.

그 웃음 뒤에 감춰진 슬픔의 무게를...

내 흔적 하나하나에

하루에도 수십 번 무너져 내리는 엄마의 시간들.


나는 날마다 엄마를 생각해요.

나는 매일 언니가 보고 싶어요.

내가 없는 시간 속에서 그리움을 삭이려는 힘겨운 날들.

난 다 보고 있고, 같이 마음 아파해요.


다시 엄마 손을 잡을 수 있다면,

언니와 조잘거릴 수 있다면,

이 시간, 이 거리를 넘어 당장 달려가고 싶어요.


하지만 엄마, 걱정하지 마요.

나 여기서 평안하고 따뜻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햇살이 보드레하고 바람결도 상그레 해요.

스치는 사람들 눈빛도 정이 담뿍 담겨 있어 포근해요.

엄마의 사랑처럼...


엄마, 너무 울지 말아요.

나를 위해 조심조심 다독거렸던 그때처럼

이제 내가 엄마를 어루만질게요.

내가 그리우면 눈을 감고 가만가만 내 손길을 느껴 봐요.


엄마가 내 사진을 보고 미소 지으면, 나도 따라 웃어요.

그 웃음은 엄마가 내게 준 사랑이니까요.

엄마와 함께 했던 세상에서 비록 난 아팠지만,

엄마와 언니가 있어서 참 행복하고 좋았어요.


엄마의 품이 내 마지막 기도였어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 준 엄마와 언니.

그 사랑이 나를 하늘나라까지 데려다주었어요.

이제는 엄마가 다시 웃을 수 있도록

내가 엄마를 위해 기도할게요.


햇살 고운 날,

엄마 머리 위에 포슬포슬 얹힌 따스함은 내 인사예요.

봄빛이 고와서 소르르 눈물이 나면

내가 엄마 가슴에 안긴 거예요.

바람이 살랑살랑 얼굴을 매만지면,

내가 엄마를 부르는 거예요.


밤하늘 별들이 속삭이듯 빛날 때,

반짝이는 그중 하나가 나예요.

엄마를 사랑하고 지켜주는

하늘의 엄마 딸.


내가 마지막 본 엄마는

웃는 얼굴이 아니어서 자꾸 마음이 저려요.

내 이름을 부르며 쓰러지던 울 엄마.

그 순간이 내 맘에 깊이 머물러 있어요.


그래서 나는 오늘도 기도해요.

엄마가 아프지 않기를,

마음 편히 웃기를,

내가 못다 한 사랑까지 꼭 누리길...


엄마의 손길,

언니의 눈길,

두 사람의 목소리.

그 전부가 여전히 나를 숨 쉬게 해요.


내가 그리우면,

엄마가 그리워하면,

바람결처럼 꿈결처럼 잠시라도 엄마를 찾아갈게요.


오늘은 내가 엄마를 꼭 안아주고 싶어서 이 글을 써요.

어버이날 매년 생화 카네이션 꽃다발을 정성껏 만들어 드렸는데,

이제는 전하지 못해 아쉬워요.

나는 그날이 되면 여기 어르신들께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있어요.

그분들의 미소 속에서 엄마의 미소를 보곤 해요.


노랑나비가 되어 엄마와 언니를 찾아갔던 그날처럼

엄마, 나 여기 있어요.

엄마의 기억 속에,

엄마의 시간 속에,

엄마의 가슴속에

나는 사랑으로 남아 있어요.

그러니 나를 생각하며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엄마의 하루하루가 꽃잎처럼 환하고 정겨운 시간이면 좋겠어요.


그립고,

보고 싶고,

사랑하는 울 엄마.


잠시 숨을 고르고,

언니와 함께한 여행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나도 함께 걸었던 그 길 위에,

조용히 귀 기울이며

시간 속으로 같이 젖어들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