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비임비, 괜찮아 토닥토닥

하루치가 많아도 여유를

by 제노도아

곰비임비,

물건이 끊이지 않고 쌓이거나 일이 계속 일어나는 것.

풍요, 채움, 넉넉함의 좋은 뜻도 포함.


요즘 나의 곰비임비는 할 일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해야 할 일이 늘어난다.

날씨는 무더운데, 마음이 급하니 숨도 막힌다.

한 가지 일을 지우면 다른 일이 뒤따른다.

갈길이 먼데, 일이 겹친다.

책장에 책이 쌓이듯, 겨금내기하듯

더금더금 일이 생긴다.

밤에도 어리마리하다가 새벽녘에 깬다.


두 가지 이상을 동시에 못하는데,

가끔 이렇게 곰비임비 일이 밀려오곤 한다.

좀 쉬어야지 하는데, '저것도 해야지' 하는 생각이 툭 튀어나와 마음이 지레 지친다.

기지개를 켠다.

심호흡을 한다.

일이 많다는 건 내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나를 달랜다.

일머리를 파악하고, 내 깜냥에 맞게 순서를 정한다.


부지런한 사람은 일이 많다.

일을 찾아다니듯 쉬지 않는다.

아버지는 일이 많으면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하셨다.

빈둥빈둥거리는 것을 싫어했다.

틈만 나면 학교 안팎을 돌아다니고, 교장실에 가만히 앉아 계시질 않았다.

방학 중에도 날마다 학교로 출근하셨다.


게을러질 때, 일을 조금 뒷전에 놓고 싶을 때,

하늘을 보며 가만가만 아버지를 부른다.

"아버지! 좀 쉬고 싶어요."

아버지가 인자한 구름 미소로 답한다.

"건강이 우선이다. 쉬엄쉬엄해라."

아버지는,

내가 아버지 같지 않다는 걸 잘 아신다.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오늘은 더 지우지 않고, 더 채우지도 않고

이대로도 괜찮다며 나를 토닥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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