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산책길에서 낙엽을 보며
궂은비 그친 뒤 산책길,
젖은 낙엽이 이리저리 뒹군다.
한 계절을 푸르게 지키다가
떠나는 숨결이 고즈넉하다.
초록 여름, 햇살과 반짝이다가
제 빛을 다하고 내려앉은 잎들이
흙과 섞이며 마지막 길을 걷는다.
낙엽이 말한다.
떨어짐은
슬픔이나 밀려남이 아니라,
새 순을 틔워낼 자리라고.
시간이 흐르면 계절이 바뀌듯
젊음도 사라진다.
기억은 하나둘 흩날려 땅속으로 스며든다.
그 자리에 남는 건,
누군가에게 건네줄 따뜻한 흔적이다.
산책길의 공기가 한결 맑아진다.
비가 씻어낸 하늘 아래,
낙엽은 말한다.
끝은 또 다른 시작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