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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수 Jun 23. 2019

인(Yin) 요가로 휴식합니다

머무를 때 비로소 호흡과 마음을 바라볼 수 있다


오늘은 인(Yin) 요가를 해보려 합니다.



주말 아침 몸에는 긴장감이, 마음에는 흐트러짐이 자리 잡았다. 시간적 여유는 있었지만 제대로 된 쉼을 누리지 못했다. 새로운 한 주를 평안하게 맞이하기 위해 호흡을 가다듬고 생각을 내려놓아야 했다. 아쉬탕가를 하면서 땀을 흘리고 감정의 평형을 이루려 했는데 오늘은 인(Yin) 요가를 한다고 한다. 인 요가의 '인(Yin)'은 음(陰)을 뜻한다. 우리 몸은 음(陰)과 양(陽)의 조화로 이루어져 있다. 요가 역시 그러하다. 다만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수련방법이 달라진다. 신체는 양조직과 음조직으로 나누어져 있다. 운동을 하면 주로 근육을 발달시키는데 근육은 양에 해당한다. 이에 반해 몸의 결합조직인 관절과 건, 근막은 음에 속한다. 따라서 인 요가를 할 때에는 근육 사용을 줄이고 관절과 건, 근막을 스트레칭하여 이완하는데 집중한다.


아쉬탕가나 빈야사는 정해진 시퀀스에 맞추어 여러 아사나(동작)를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반면 인 요가에서는 많은 아사나를 하지 않지 않는다. 하나의 아사나를 천천히, 긴 시간 동안 유지한다. 이를 '머무른다'라고 표현한다. 근육에 자극을 주어 힘과 끈기를 기르기보다는 자극 그 자체를 인식하게 한다. 옆구리를 늘리되 무리하지 않는다. 약간의 당김과 거기에서 오는 적당한 불편함을 바라본다. 호흡이 안정되었는지 확인한다. 중간에 다른 곳으로 생각과 감정이 빠져도 괜찮다. 억지로 밀어내거나 부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마저도 수용하고 다시 호흡으로 돌아온다. 힘을 빼고 에너지의 흐름을 자각한다.


 양의 성격이 짙은 아쉬탕가는 역동적인 자세를 만드는 과정에서 몸의 불균형을 찾는다. 음의 색깔을 띠는 인 요가는 정적이지만 섬세하게 차이를 읽는다. 같은 아사나를 하더라도 왼쪽과 오른쪽의 반응은 다르다. 옆으로 누운 자세에서 한 팔은 앞쪽에, 다른 팔은 몸 방향에 수직으로 짚고 상체를 일으킨다. 왼쪽 옆구리의 자극이 10이라면 오른쪽은 5에 지나지 않는다. 대신 왼팔에는 체중에서 실리는 부담이 적지만 오른팔은 후들후들 떨릴 정도로 압박이 온다. 한 자리에 머무름으로써 자극의 강도와 부위별 차이를 명확히 구분하게 된다.


인 요가는 받아들임의 미학이 있다. 몸의 작은 변화와 미세한 다름을 스스로 깨닫고 인정하게 한다. 수련 중 떠오르는 사고의 파편들과 감정의 잔여물마저 포용한다. 소극적인 얼굴을 하고 있지만 실은 무엇보다도 적극적으로 흐름을 따라간다. 마음이 어지럽고 몸이 누적된 스트레스로 피로감을 느낄 때 다시금 느린 호흡과 내면의 바라봄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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