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천고'나'비의 계절, 겨울

운동에도 적용되는 '관성의 법칙'

by 도르유

보통 천고마비의 계절로 가을을 꼽는다. 가을은 무더운 여름 동안 떨어진 입맛이 다시 되살아나는 계절,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계절이다. 말은 가을에 살이 찔지 모르겠지만 나는 겨울에 살이 찐다. 그야말로 천고'나'비의 계절이다. 11월쯤이었을까. 날은 추워지는데 생각보다 몸의 변화 없이 건강하게 잘 유지하고 있다고 스스로 뿌듯해했던 기억이 있다. 방심했다. 아직 겨울이 지나려면 한참이 남았는데 말이다.


12월, 연말을 맞이한다고 여러 모임에서 먹고 또 먹었다. 1살을 먹기도 전에 음식을 과하게 먹어버렸다. 뒤이어 맞이한 명절 설날에도 역시나 눈 앞의 음식들을 지나칠 수 없었다. 운동이라도 했다면 죄책감이 덜했을까. 헬스장에 가는 날은 캘린터에 표시를 하는데 12월에는 3번, 1월엔 5번을 갔다. 월~목요일만 가능하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너무나 저조한 기록이다.


운동에 대한 글은 이전에도 몇 번 썼지만 또 쓰는 이유는 그만큼 내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운동을 꾸준히 하다 보면 하루라도 운동을 하지 않은 날은 뭔가 찝찝하다. 30분이라도 홈트레이닝을 하고 나서야 잠에 든다. 그런 일상을 반복하다가도 어느 순간 운동을 멈추면 하루 중 운동이 사라진다. 그대로 쭉 사라져 있다. 관성의 법칙이 운동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2주 만에 방문한 헬스장에서 1시간 반 동안 땀 흘리며 운동을 하고 나니 이제야 좀 살아나는 것 같다. 왠지 모르게 무거운 몸, 푸석한 피부, 뻐근한 목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았던 상태가 운동만으로 회복되었다. 계단을 올라갈 때 다리가 후들거리지만 운동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겨울을 천고'나'비'의 계절이라 생각하지 않도록 남은 겨울, 운동으로 채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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