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6시 18분에 도착해서 여느 때와 같이 채혈하고 숙제검사 기다리듯 수치를 기다리고 지금은 담당의사 선생님 기다리고, 한두 시간 후면 혈소판 적혈구의 준비 시간을 기다리다 수혈의 시간을기다릴 것이다. 또 조금의 경제적으로 안정된 여유를 간절히 기다린다. 속이 까맣게 되는 느낌. 내가 이렇게 힘든데 본인은 얼마나 버거울까.
며칠 전 옆지기가 이런 얘기를 했다. 이제 다 좋아질 거야. 그런 기분이 들어. 왜? 대림절이잖아...
오늘은 기도를 죄송하다고 용서해 달라고 매달리기만 했다. 너무 바라기만 한 것 같아서. 모르겠다. 그냥 그리하게 되었다. 나도 모르게. 그리고, 감사한 이가 문득 떠오르며 울뻔했다.
"내가 보기에 사람은 외롭거나 사악한 것 같아. 그 가운데 외로운 사람이 도태되는 것 같아. 우리 다음 생애는 태어나지 말자." 요즘 본 텔레비전 어딘가에서 들은 말이다. 글쎄 공감은 50% 정도? 외로움. 도태 정도는 생각할 수 있지만 사악은 좀 아닌 듯하다. 세상이 그렇게 메마르지만은 않았다는 것을 내가 느끼고 있으니.
* 사진은 나이 들어 만난 천사 같은 언니가 김장했다면서 택배로 보내주신 표현의 부족함을 느낄 만큼 소중한 선물.